제비뽑기
전상욱
비 쏟아질 듯 우중충한 날
자유로 날아온 19마리 제비들
아파트 관리권 낙찰받으려
시영아파트 회의실에 모였다
제각기 감쳐둔 운칠기삼 스킬로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며
제비뽑기 순서를 기다린다
첫 번째 입찰자
복주머니 마구 저어서
하나를 들어 올렸다
꽝이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드디어 내 차례(일곱번째)
힘차게 뽑아 펼쳤다
“혜진종합관리 당첨입니다!”
행운의 7번째 순서와
갈고 닦은 황금손이 만나서
잭 팟 터뜨렸다
어떤 운명론자는 제비뽑기야말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최저가낙찰제 : 입찰 업체들 중에서 가장 최저 금액으로 입찰하여 낙찰받을 수 있는 제도(최저가 입찰 19개 업체 중 1곳만 낙찰받으며 제비뽑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여 당첨되며 평균 1개 아파트 단지에 경비원 6명이 근무한다면 11개 단지를 한꺼번에 낙찰받은 운칠기삼이다)
2023. 4.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