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숫물로 댓돌 뚫기 | DAY 2
SNS는 끊으려고 해도 끊어지지 않는 그 무언가처럼...(예를 들면 커피) 금단현상이 오는 것 같습니다. 퇴근길이나 짬 나는 시간에, 습관처럼 휴대폰 잠금화면을 풀자마자 인스타그램을 누르게 됩니다.
저는 보통 제 즐거운 나날을 업로드하지만,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합니다.
다른 사람의 즐거운 소식이 저를 즐겁게만 만들지는 않더라고요.
누군가 부러워지기도 하고, 멀쩡한 상황조차 비관하게 되기도 하고... 뿐만 아니라 쏟아지는 광고성 게시글에 홀려서 쓸데없이 뭔갈 구매하기도 합니다.
최근 재테크에 관심이 생겨 글 몇 편, 영상 몇 개를 봤습니다. 이 알고리즘이 기가 막히게 캐치해서 광고도 모두 주식, 부업, 부동산 등 재테크에 관련된 것들만 수두룩 빽빽 보여주는데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지금보다 더 생산성 있는, 돈 되는 걸 해야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제가 꾸준히 시간을 들여 하고 있는 것들 중엔 돈이 되지 않는 것들도 많거든요.
① 어리석고 고지식하다
② 꾀부리지 않고 묵묵히 맡은 일을 하는 태도가 있다.
저는 이 '우직하다'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꾀부리지 않는다는 말이 좋아서인 것 같습니다.
몇몇 연예인을 좋아하게 된 이유 역시 그 사람이 꾸준히 자신의 작품활동을 할 때, 악플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할 때 등의 모습을 보게 되어서였습니다(그리고 그 악플이 꺾일 때). 처음엔 전혀 관심이 가지 않던 연예인도, 이런 모습을 지켜보다보면 결국은 화면에 그 연예인이 나올 때 믿음직한 느낌이 들게 되더라고요.
빨리 빨리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고 뛰려면 항상 마음이 급해집니다. 자꾸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게 되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기 보다는 돈 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일희일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다 돈 되는 일이면 참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순 없으니까요. 멀리 보는 눈을 키워야 할 텐데요. ㅜㅜ
사실 지금 쓰고 있는 브런치 글도 당장 제게 돈이 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고자 마음 먹은 이유는, 글을 남기면서 보람 되고 기분이 좋기 때문입니다. 띄엄띄엄 쓰던 손일기를 매일매일 쓰기로 다짐한 후 성공했는데, 거기에 용기가 붙어 브런치 글도 매일 쓰기로 마음 먹게 되었거든요. 마치 제 꾸준함의 흔적이 이어지는 것 같아서 제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제 마음을 든든하게 만들어 줍니다. ㅎㅎ
매일 같이 일기 쓰기, 형편 없는 실력이지만 기타 연습하기, 티도 안 나지만 운동하기, 주식 파란불 버텨보기((?)이건 돈 되는 일 맞아야 함ㅠ), 직장에서 존버하기... 등등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제 꾸준한 행동들이 마음에 쌓여 스스로를 우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