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좌파 정권 20년 만에 끝나다

2025.08.18 카페 라떼

by 떠돌이 이주자

Av. las Begonias 5, San Isidro 15046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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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몇 가지 단어를 떠올린다.
에보 모랄레스, 최빈국, 그리고 우유니 사막.


나 역시 그곳에서 3년을 살며 느낀 건, 볼리비아가 여전히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이고 20년대와 60-70년대를 공존하는 나라같았다.


지난 20년 동안 집권했던 사회주의운동당(MAS)은 외부와의 협력보다는 “우리 힘으로만 개척하자”는 고립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그 결과 인프라 개발은 더디게 진행됐고, 주요 국제협력기관들마저 등을 돌리고 떠났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스위스 개발협력청, 덴마크 개발협력청 등이 철수했을 때, 현지의 유엔과 NGO들은 펀딩이 끊겨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던 나라가 이제 드디어 변화를 맞이했다. 월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볼리비아 동료들에게서 대통령 선거 결과 소식이 도착했다. 20년 만에 사회주의 정권이 막을 내리고, 볼리비아가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이다. 오는 10월 다시 치러질 선거에서는 우파 정당이 정권을 잡게 될지 지켜봐야 하지만, 어쨌든 ‘변화의 시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실 볼리비아의 경제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달러 부족, 가솔린 부족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했고, 그것이 결국 정권 교체로 이어진 것 같다. 달러 위기는 나에게도 아주 현실적인 문제였다. 내가 살던 지난 3년 동안, 특히 작년 3월부터 은행에서 달러 인출·결제·이체가 제한되기 시작했는데, 그때의 답답함과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은행 창구에서 항의해도 그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말뿐이었고, 결국 화만 안고 돌아서야 했다. 생활의 기본 하나하나가 통제되는 느낌이었다.


당장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는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기를 바란다. 좋은 지도자들이 나타나고, 국민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그리고 언젠가는 내 볼리비아 동료들이 마음껏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사고, 자유롭게 달러를 인출해 페루로 여행 올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볼리비아에서 함께했던 동료들, 친구들, 그리고 그 땅에서 만난 모든 이들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20년 만에 찾아온 변화, 부디 이 희망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WhatsApp Image 2025-08-20 at 1.59.38 PM.jpeg 우유니 사막에서 촬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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