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사람들의 엘리베이터 습관

2025.09.06 아침세트

by 떠돌이 이주자


오늘은 아침메뉴로 duo desayuno를 시켰다. 크루아상 하나에 라떼 그란데를 곁들이면 13솔, 우리 돈으로 5~6천원 정도다. 처음 리마에 와서 가장 놀란 건 물가였다.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볼리비아에서 살 때는 모든 게 저렴해서 지갑이 한결 가벼웠는데, 이제는 리마 생활에 맞춰 허리띠를 조금 더 졸라매야 한다.


볼리비아와 페루, 두 나라에서 지내며 흥미롭게 지켜본 건 사람들의 엘리베이터 습관이다. 내리는 사람도, 올라가는 사람도 그냥 아무 버튼이나 누른다. 1층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위로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거나, 위층에 올라가려면서도 ‘아래’ 버튼을 누른다. 처음엔 단순한 실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반복되는 걸 보면, 단순히 ‘버튼의 개념을 잘 모르는 걸까?’ 싶기도 하고, 그냥 ‘깊게 생각하지 않는 걸까?’ 싶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버튼 하나를 누르는 일에도 신중하다.

우린 타인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는 배려거 담겨져 있다. “내가 잘못 누르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라는 마음. 작은 행동 하나에도 타인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는 배려가 담겨 있다.


하지만 남미에서는 조금 다르다. “어차피 엘리베이터는 곧 오르락내리락할 텐데, 뭐 어때?”라는 태도가 더 크다. 누가 어떤 버튼을 눌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누른다고 큰일 나겠어?” 하는 태도가 보이는 거죠. 누가 위 버튼을 눌렀든, 아래 버튼을 눌렀든 결국 엘리베이터는 목적지에 도착하니…


그 작은 습관 속에서 보이는 건, 두 문화의 다른 마음가짐이다.

• 한국에서는 배려와 예절이,

• 남미에서는 여유와 쿨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늘 “상대방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습관 속에 살아왔기 때문이다. 작은 버튼 하나에도 예절을 담는 게 익숙한 나에게, 남미식 여유는 여전히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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