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책이 되기까지, 작가의 길로 안내하는 책 쓰기 수업
30살이 되면 어떤 것을 이뤄냈으면 좋겠냐는 교수님의 말에, "책을 낸 상태면 좋겠다"라고 대답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 정도로 나의 이야기를 바깥에 전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 사람이었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싶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다. 그러다보니 항상 "나는 어떤 책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질문도 함께 필연적으로 따라왔다. 그러던 중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책을 보았고, 내게 어떠한 해답을 줄 수 있겠다는 확신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잘 해왔던 이가 아니다. 전기공학부를 나왔고, 대학 시절에는 과제 A4 용지 한 장을 채우기도 버거웠던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은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등을 집필했다. 그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으며, 전업 작가로서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희망적이기만 할까?
작가는 책 속에서 작가로서의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더라도, 사실 받는 인세는 그리 상상만큼 짭짤하지 않다. 그럼에도 저자는 왜 글을 쓰는 것을 선택했을까? 그는 스스로에게 무엇을 위해 사는지,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을 추구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는 이런 순탄치 못한 상황이더라도 세상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에 작가를 선택한다고 했다. 그 정도의 절실함을 가져야만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류가 생존과 번식 그 자체에만 몰두하는 삶을 살았다면 지금과 같은 지식과 예술의 탑을 쌓아올릴 수 없지 않았겠나. - p.20
마치 글은 예술과 같다. 식욕과 성욕 같은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 말이다. 나는 저자의 말을 듣고나서, 작가가 될 수 있는 이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수익을 우선시하기보다, 본인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온다는 그 행위 자체에 행복감과 해방감을 느끼는 사람이 작가가 되어야 한다고 느낀다. 그는 항상 스스로 자문한다고 한다. "초판 1쇄가 다 팔리지 않을 정도로 쫄딱 망하더라도 책을 쓴 것에 대해 후회가 없겠는가?" 라는 질문은 집필의 목적이 대중인지, 본인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이다.
물론이다. 본인만의 고유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책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초, 중, 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해당 과목의 최고 전문가는 아니듯이. 하지만 그들의 강의는 누군가에게 분명 유용하며 가치있지 않은가? 그와 같다. 사소한 경험이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맛있게 전달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전에 '많은 경험'은 필수적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눈물 쏙 빠지는 연애도 해보고, 근거 없는 기대감에 부풀어 멀리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도 하고 말이죠. 때론 도서관에 처박혀 고전을 독파하는 것도 좋겠죠. -p.45
이쯤 되면 '그래서 어떻게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궁금해질 수 있다. 최대한 감각적이고 자세하게 쓰는 것이다. 김연수 작가는 봄에 대해 쓸 때 이번 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쓰지말고, 무엇을 보고 듣고 맛보고 느꼈는지를 쓰라고 한다. 우리의 마음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기에,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건 오직 감각적인 것들 뿐이라는 것. 나 또한 글을 너무 무미건조하고, 당연한 말을 가득 쓰는 것 같아서 고민한 적이 많았다. 근데 글을 조금 더 맛있게 쓰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배워갈 수 있었다.
근데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냥 쓰는 것. 최대한 오래 붙잡고 있는 것.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 같다. 무언가 한 번에 와르르 된다고 기대하지말고, 글을 투자하고 생각하는만큼 나온다는 걸 기억하는 것이 작가로서의 필요 역량 같다.
글 쓰는 게 힘들다고? 변비가 지독한 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힘주는 만큼 나온다. - p.131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고, 그것을 결과 상관 없이 세상 밖으로 얘기하고 싶은 용기만 있다면 말이다.
당신이 세상에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작가란 간절하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그것을 책으로 써내는 사람이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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