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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Sep 25. 2022

상상은 존재의 확장이다

21번 이직자가 알려주는 이직의 지혜

상상은 내가 지금은 닿을 수 없는 미래에 나를 살짝 데려다 놓고 잠깐 그 안에 머물러 보는 일종의 존재의 확장이다. 상상은 미래를 현재화시키는 힘이 있다. 증강현실이랄까. 이것이 상상의 위대한 힘이다. 존재의 확장으로 시공간을 넘어 초현실 세계로 유체 이동하는 것이다. ‘상상’은 무에서 희망을 만들어 내는 인간의 특별한 본능이다. 상상은 모르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때로는 억지가 될 수도 있다. 이때 과학과 논리는 쓸모없는 방해물이다. 상상은 비현실적인 것들의 비 정형화된 난수표 같은 것이다. 상상은 미래와 현재 시간이 뒤섞인 짬뽕 같은 것이다. 따라서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그냥 생각하는 게 ‘상상’이라는 물건이다. 다소 엉뚱해도 디테일하지 않아도 잘 몰라도 괜찮다. ‘상상’은 모르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상상만큼 다양하고 제멋대로인 것도 없다. 상상은 은하수처럼 광활하게 크기도 하고, 깃털처럼 가볍고 모래알처럼 한없이 작기도 하다. 바로 눈앞에 있을 수도 언제든지 만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자유롭다. 희망도, 성공도, 복권도, 데이트도, TV 속 물건도, 돈도, 명예도, 별도, 달도, 우주도, 은하수도 다 마음대로 가질 수도 있고 버릴 수도 있다. 과거도 미래도 상상으로 끌어 올 수 있다. 한마디로 상상은 자유다. 그리고 희망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상은 한편으로 비현실적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역사상 모든 위대한 자들은 이런 비정상을 꿈꾸는 상상적 인물들이었다. 혼자 꿈꾸는 사람도 있었고, 여러 사람을 자기의 상상 속으로 몰아넣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건국자, 창업자, 혁명가, 역대 대통령들이 꿈을 외쳐왔다. 특히 선거철이면 안 되는 것 없는 상상천국이 되곤 한다.


과거 나폴레옹은 병사들의 꿈과 희망을 한껏 부풀려 알프스 산을 넘었고, 우리의 국민가수 나훈아도 세계적인 BTS도 공통적으로 꿈을 주제로 많은 이들에게 감성을 일깨워 주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리더, 보스, 사장들이 꿈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 꿈은 항상 멀리 있었고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그들은 다른 이들을 꿈과 미래 상상 속 세계로 밀어 넣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현실에 남아 현재를 만끽했다. 그게 그들의 속성이고 사실 우리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다. 우리들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믿고 싶고 설령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그냥 넘어가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장에서 꿈을 이루자고 말하는 어떤 사장이 있다면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게 좋겠다. 대개 보스들은 그의 꿈을 이룰 보조자를 찾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이기적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를 탓할 수도 없다. 당신의 꿈은 당신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 리더가  당신의 꿈까지 대행해 주지는 않는다. 알고 보면 그 또한 자기 꿈을 실현하기 급급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런 우리 직장인의 현실적 꿈을 어떻게 다루고, 그 꿈을 향한 나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어떤 직장, 어떤 일을 원하는가? 내가 하고 싶은 일, 나를 인정해 주는 회사, 복지 가득한 직장, 나아가 나를 둘러싼 모든 이가 나를 잘 대해주는 회사가 있을까? 정말 환상적이고 꿈같은 직장 말이다.


하지만 아마도 그런 직장은 여러분 생전에는 입사하기 힘들 것이다. 미안하지만 없다. 하늘왕국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을 우리는 현실에서 꿈꾸고 희망하고 있다. "꿈같은 직장" 은 말 그대로 꿈일 뿐이다.

그림=최송목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꿈같은’ 꿈이 꿈틀거리고 있다. 꿈과 현실은 멀지만, 늘 다가서려고 까치발로 꼼지락거리는 게 우리의 속성이다. 꿈은 현실을 견디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꿈은 나보다 항상 미래에 먼저 가 있다. 그는 현재에 머물러 있을 때는 꿈이지만, 상상을 더하여 나의 '작은 행동'을 하나 보태 미래로 기면 그것은 현실이거나 과거가 된다.

이때 꿈은 나의 존재 확장을 위한 도구다. 그게 비록 작은 bit에 불과하던 big이던, 지금 우리가 꿈꾸고 상상하고 뭔가를 위해 움직이는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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