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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Sep 15. 2023

나이 든 꼰대 vs 젊은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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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나이 들고 자신의 구태의연한 생각을 젊은이들에게 강요하는 사람을 꼰대라 부른다. 그런데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하는 물리적인 나이와 겉모습만으로 꼰대를  규정하는 것은 조금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는 미래가 없는 사람이 다. 과거에 묶여 배우기를 멈춰버린 사람, 호기심이 없는 사람이 꼰대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쉬운 것이 살아온 대로 사는 것이다. 뭔가 바꾸려면 귀찮고 힘들다. 과거 프레임에 빠져 편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동창들끼리 모여 옛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고 현실의 힘든 상황이 잠시나마 잊힌다. 학창 시절 이야기, 고향이야기, 과거 친구들과의 정담, 자기 전문 분야 이야기는 가장 쉽고 편안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테마다. 여기에 추억 어린 무용담이나 영광까지 곁들이면 그 시간만큼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은 없을 것이다. 이런 관성의 즐거움에  빠져있는 부류가 전통적인 꼰대들 행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꼰대가 되어간다. 그런데 젊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청춘 꼰대’들이 간혹 보인다. 지금 있는 그 자리에 익숙하여 더 이상 움직이려 하지 않는 부류들이다. 불편하지만 변화가 싫어 견디는 것이다. 여러 세대가 뒤섞여 빠른 시간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에는 조금만 방심하고 안주하면 꼰대가 된다. 나이 든 사람들이 주로 '꼰대'라고 불리는 이유는 사실 나이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하기 싫어하고 과거 프레임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획기적인 새로운 도구와 방법이 나와도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 남들이 다하고 나면 그때야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


세상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꼰대의 한편으로, 선과 악의 감각이 무디어 가는 꼰대들도 있다. 살면서 정치인이나 종교인이 아닌 일반인이 완벽한 자기 의지대로 정의를 실현하거나 불의를 마음대로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현실에서 수십 년간 생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과 악의 잣대나 눈높이가 낮아지고 감각이 무디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에 찌들고 굴종한다 해도 적어도 그에 대한 감각과 몸짓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마치 한여름 해바라기 꽃의 태양을 향한 염원의 표정 같은 것이다. 해바라기의 몸체 뿌리는 땅에 박고 있어 움직일 수는 없지만, 애써 태양을 향하는 끊임없는 그런 몸짓이다.


나는 최근 워크플로위(workflowy)와 싱크와이즈(Thinkwise)를 배워서 활용하고 있다. 이런 도구들은 생각 정리, 자료수집,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PPT도 배운 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웬만한 내용은 거의 다 다룰 수 있는 수준으로 되었다. 이런 도구들은 특히 50, 60대 이상 분들에게는 배우려고 마음먹기도 어렵고 성가신 일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새로운 도구를 알고 난 이후는 생산성이 엄청나서 신세계에 들어온 느낌이다. 사람들은 이렇듯 생산성이 뛰어난 새로운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대개 머뭇거린다. 왜 그럴까? 기존방식에 습관이 들어있고 구태여 배우지 않아도 그냥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히 예측해 보건대 지금 변화속도와 추세라면 세상은 우리가 사는 동안 거의 100% 기존의 것들을 갈아치울 것이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대부분은 앞으로 보이지 않을 것들이다. 그리고 우리의 향후 수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길어질 것 같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익숙해져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점에 대해 진화론의 찰스 다윈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지적인 종도 아닌, 변화에 가장 적응을 잘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라고 했다. 오래도록 즐겁게 행복한 인생으로 살아가려면 ‘꼰대 생각’의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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