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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Dec 30. 2023

코카콜라는 왜 특허 등록을 하지 않았을까?

손자병법

옛사람들의 지혜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나 봅니다. 다윗의 아들, 지혜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솔로몬(BC990∼BC931)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의롭게 되지도 말고, 지나치게 지혜롭게 행동하지도 마라.” 또 손자병법에서는 ‘능력이 있어도 없는 듯 하라’했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끊임없이 탐구하고, 끊임없이 바보처럼 굴어라”라고 연설한 적이 있습니다.

3000년 전의 솔로몬의 말에서부터 2500년 전의 손자, 2005년의 스티브 잡스의 ‘바보처럼 굴어라’까지‘함부로 드러내지 말라’가 하나의 맥락을 이루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큰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앞 다투어 자기 자랑, 자기 홍보에 여념이 없는 시대에 실력을 함부로 드러내지도 말고 오히려 감추라니! 현대인들에게는 어쩌면 다소 생뚱맞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추는 것이 전혀 생뚱맞고 현대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다음 이야기를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선교사이면서 언어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5세 때 서파푸아 정글 오지에 들어간 퀴글러는 나무에 기어올라 거미나 애벌레를 잡아먹었고, 활과 화살을 사용해 야생 동물을 사냥했으며, 악어가 있는 강에서 함께 헤엄쳤습니다. 하지만, 20여 년 동안 원시사회에서 문명사회로 돌아온 그녀는 2012년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병 진단까지 받게 됩니다. 이런저런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아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자, 그녀는 결국 가족을 아버지에게 맡기고 문명사회인 독일을 떠나 자신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정글로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원시 부족과 함께 5년 동안 생활하며 그들의 방식으로 삶을 재 정돈했습니다. 놀랍게도 그곳에서 기적적인 회복과 치유를 경험한 퀴글러는 다시 문명사회로 돌아와 기업가이자 사회비평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다른 두 세계를 경험한 퀴글러는 그녀의 이야기를 엮은 최근 신작 <나는 이제 악어가 있는 곳에서 헤엄치지 않습니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글에서는 생존을 위해 투명 인간이 되는 법을 배웠지만, 문명 세계에서는 어떻게든 눈에 띄어야만 했습니다. 정글에서는 모든 감각으로 세상을 인식하도록 훈련받았지만, 도시에서는 모든 감각을 억눌러야 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손자병법에서처럼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생존본능으로서 그리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코카콜라의 특허권 이야기입니다. 워런 버핏이 사랑하는 글로벌 종합 음료 압도적 1위 기업, 1주가 9,216주가 된 주식분할 신화, 60년 가까이 현금배당 증액을 유지한 배당왕 등이 코카콜라 130여 년의 역사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입니다. 이런 코카콜라가 지금까지 레시피를 특허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특허 등록을 하면 20년 동안 배타적 독점권을 부여받는 대신에 그 기술이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코카콜라는 현재까지도 특허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코카콜라 레시피는 영업비밀로 보호받고 있다는 뜻이지요. 만약, 코카콜라가 레시피를 특허로 등록했다면 아마도 지금쯤 누구나 코카콜라의 레시피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코카콜라 회사는 없어졌겠고요.


정글아이처럼 생존본능이던 손자의 전략적 선택이던 아는 걸 모른 척, 능력이 있어도 없는 듯 살아가기란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http://www.economyf.com/m/view.asp?idx=7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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