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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Oct 28. 2021

당신은 토끼인가? 거북이인가?

실패 통찰의 희망전략 (NO.12)

이솝 우화, 페리 인덱스(Perry Index) 226번 "꾸준히 노력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이야기다. 토끼는 똑똑하지만 게으른 사람, 거북이는 똑똑하지는 못하지만 성실한 사람을 상징한다. 우리나라 별주부전 이야기도 맥락은 같다.      

이런 우화를 통해 우리들은 그동안  토끼는 잔꾀, 거북은 성실의 표준 모델로 삼아 한쪽으로 치우친 시선으로 생활할 것을 강요받아왔다.

지금까지 진리로 받아들여졌던 그런 '바른생활'이야기가 시대가 바뀐 지금도 과연 적절한 성공 모델일까? 잔꾀의 토끼를 스마트로, 성실한 거북이를 고지식함으로 관점을 바꿔 보면 어떨까?  

토끼와 거북이가 이 시대에 적용된다면 과연 누가 더 부자가 되었을까? 누가 성공했을까? 누가 더 행복했을까?

그들의 목표는 누가 설정한 목표였나? 주어진(Given) 목표인가? 강요된 목표인가? 아니면 선택(Choice)된 목표인가?

1921년 그려진 토끼가 잠만 자다 거북이가 앞서는 장면_출처: 위키백과

 ‘열심=성실’로 표방되는 지속적인 노력이 과연 우리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 추구의 방법인가? 지금까지 성실과 노력으로 살다 간 사람들이 과연 행복했을까? 바람직한가? 자신이 행복한 것인가? 가족이나 주변에서 행복하기 때문에 본인이 행복하다고 착각한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뭐가 최선일까?     


주변을 둘러보면, 부모가 의사, 변호사, 교수되라고 원해서 그리된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중동 국가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이슬람교도가 되는 것이나, 태국에서 태어나 불교도가 되는 것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 의사, 변호사, 교수는 훌륭한 선망의 직업이지만, 주어진 것과 강요된 것, 스스로 선택한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선택하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런 선택과 정체성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고민과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성공 모델과 삶의 가치를 온전한 자기만의 가치로 오리진(Origin)을 발효해 낼 수 있다.   

또 하나의 관점은 성공을 향한 경쟁의 출발선에서 자신의 가능한 능력의 범위와 한계를 살펴보는 일이다. 워런 버핏은 “능력의 범위(Circle of Competence)를 알고, 그 안에 머물러라. 범위의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범위의 경계를 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할 때는 확률 높은 구도를 짜고 움직이는 프로가 되어야 한다. 프로는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무대에 서는 사람이다. 실력을 위해 경험을 쌓는 사람이 아니라 실력을 증명하는 사람이다. 가장 어리석고 최악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거나 능력은 없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욕구와 표현의 자유는 어느 정도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 힘이 있을 때 하는 것이고 그래야 결과도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다. 힘이 부족했을 때 약자의 만용은 죽음 또는 실패의 쓰라린 기록만 남을 뿐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바다의 거북이가 육지의 토끼와 경주를 시작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내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어떤 근육을 가졌는가? 나의 생물학적 근력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성공 선택에 활용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근육의 종류를 파악하는 것이다. 올림픽에서 선수의 근육 색깔이 메달을 결정한다고 한다. 우리 몸의 근육에는 백색 근육과 적색 근육이 있다. 백색 근육(White muscle)은 빠르고(속근, Fast muscle) 강한 수축력을 갖고 있어 단거리 육상선수, 창던지기, 투포환, 역도선수들에게 발달된 근육이다.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지만 지속성이 모자라고 피로하기 쉽다. 반면, 적색 근육(Red muscle)은 운동속도가 느리지만(지근, Slow muscle) 지구력이 좋아 지속력을 요구하는 장거리, 마라톤, 사이클 선수들에게 잘 발달되어 있는 근육이다.     

나는 백색, 적색 어느 쪽에 해당할까? 본인 근육 스타일에 대해서는 조금만 관심 갖고 움직여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뭘 할 때, 한 번 일하기 시작하면 몰입도는 엄청나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금방 흐지부지되는 용두사미 타입이라면, 당신은 '백색 근육' 단거리 스타일이다. 이런 스타일은 시험이나 책 읽기, 연애도 벼락치기로 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적색 근육' 스타일은 책을 읽어도 쉬엄쉬엄 끝까지 꾸준하고 성실한 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자신의 근육 특징을 감안해서 일하는 것이다. 백색 근육 타입은 천천히 쉬고 있다가 가장 좋아하는 타이밍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적색 근육 타입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뭘 추진하면 효율적일 것이다.


여기에서 백색 근육과 적색 근육은 달리기라는 전제하의 근육이다. 이것과는 전혀 다른 전제가 필요할 때가 있다. 아가미와 폐처럼 전혀 다른 이종의 기능이다. 물고기는 물속에 최적화된 아가미가 있고 토끼는 공기에 최적화된 폐가 있다. 당신은 아가미를 가졌는가? 폐를 가졌는가? 아니면 수륙양용인가? 능력 밖에서 행복을 추구하면 헛발질만 하다가 짧은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토끼인가? 거북이인가? 아니면

거북이 같은 토끼인가?


당신이 어느 쪽이던  당신이 지금까지 실패라고 생각했던 그 실패가 어쩌면 실패가 아닐 수도 있다. 또, 당신이 지금까지 성공이라고 생각해 왔던 그 성공이 어쩌면 진짜 성공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열심히 달린다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가진 근육이 백색인지 적색인지, 폐를 가졌는지 아가미를 가졌는지, 당신의 능력의 범위와 한계가 뭔지, 뛰기 전에 잘 생각해보고 뛰자. '열심히'는 그다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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