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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송목 Feb 04. 2022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드로잉

드로잉 왕초보 성장일기

강아지만 그리다 보니 약간 지겨워졌다. 실력도 정체되어 별 진전이 없고 새로운 동기 부여가 필요할 거 같아 일반 인물화를 한 번 그려 보기로 했다. 그림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 체크를 했다.

1.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저작권 문제다.

 유명인 일 경우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출처를 분명히 명기하면 별 문제가 없어 보여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2. 누구를 선택할까?

첫째, 유명인이면 좋겠다. 누구나 아는 사람으로 함으로써 '닮았다' '잘 표현되었다'' 이 지점에 문제가 있다'를 쉽게 피드백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이다. 그래야 표현의 강약을 잘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셋째,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그리는 게 좋겠다. 그래야 아무래도 정성이 더 들어갈 것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_한경인터뷰 사진=프레인 TPC

최근에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아주 인상 깊게 시청했다. 극 중 '이세영'은 배우들 중 눈에 띄게 연기도 잘하고 얼굴의 윤곽이 뚜렷하고 표정이 청아하여 기억에 남는 배우였다. 그래서 이번 드로잉의 모델로 선정했다.

1st, 2nd 드로잉 (SMK#20)

나름 구도를 잡고 스케치하고 그렸으나, 보시다시피  수직, 수평, 기울기, 비율 등 전반적으로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한마디로 실패다.

가장 큰 오류는 눈부터 먼저 시작하는 바람에 전체 기울기와 비율이 크게 뒤틀린 점이다.

3rd, 4th 드로잉(smk#21, 22)

3번째, 4번째 드로잉은 전체 크기와 윤곽을 잡고 디테일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역시 윤곽, 눈의 크기 비율, 코의 길이, 표현에서 매끄럽지 못했다.

이렇게 하나의 모델로 연속 네 번 그리니 약간 짜증도 나고 오기도 생겼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그려 보기로 했다.

5th 드로잉(smk#23)

사실 이번 인물 드로잉을 하기 위해 유튜브도 많이 봤고 실제로 엄청 도움이 되었다. '수수비기(수직, 수평, 비율, 기울기)'라던가, 얼굴의 전체 비율을 333으로 나누는 방법, 절반씩 끊는 '반. 반반반' 방법 등 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눈, 코, 입 각각의 디테일 수업도 시청했다. 하지만 남이 그리는 걸 보는 것과 내가 손으로 직접 그리는 것은 다른 문제인 듯하다. 역시 손에 익는 스킬이 중요한 것 같다. 이번에 하나의 모델로 여러 번 시도한 것도 그런 차원이었다.


서너 번 그리다 보니 그래도 앞 그림보다는 좀 나아지긴 했지만 본래의 '이세영'님과는 거리가 있어 모델에게 미안함마저 든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처음 그린 그림은 사람 느낌이 거의 없었지만, 점점 사람 느낌이 나는 걸 느끼면서 "나도 조금씩 나아지는구나" 하고 위안을 가지게 된 점이다.


아마 독자 여러분들도  나의 이런 미숙한 드로잉에서 그런 지점을 '관전 포인트'로 봐 주실 거라 생각한다.  잘 그리는 그림이라기보다 '어제보다 나아지고 있는 그림'이랄까?

제가 그린 그림이 원본과는 많이 다르지만, 사진과는 또 다른 감흥으로 여러분들에게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살짝 길쭉해져 오히려 좋아하실지도 모른다는 기대... 1 정도 해본다.

왼쪽은 세피아 색 변환한 사진

<글 올리고 난 후 아쉬운 마음에 다시 드로잉 smk#24,27,56>


역시나 비슷한 오류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반복하여 열심히 그린다고 잘 그려지는 건 아니다. 뭐가 잘못된 건지를 파악하는 게 선행되어야 할 거 같다. '이세영' 드로잉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기본으로 돌아가 좀 더 연습하고 난 후 다시 도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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