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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피아노

동시

by 보리


종이 피아노

이현영


콩나물 다듬으며

할머니가 들려주는 엄마 이야기를 듣는다

너희 엄마, 피아노학원 보내달라 조르고 조르고

아무리 애써도 안 되니까

문방구에서 종이 피아노를 사들고 오더라

방안에 펼쳐놓고 나비야 나비야 치는 걸 보니

어찌 그리 가슴이 아픈지

아무 말도 못 하고

콩나물 대가리 똑똑 따면서 뚝뚝 눈물을 흘렸지

할머니는 어제 일 말하듯 하며

콩나물 대가리 똑똑 따는데


뚝,

뚝,

내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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