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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에서

동시

by 보리


백일장에서

이현영

어린이답게,

예쁘고 귀여운 말을

표준말로만 써야 합니다

마이크로 몇 번이나 일러주시던

심사위원 할아버지


하얀 종이를 받으니

시 제목만 남고

머릿속은 종이보다 더 하얘졌다

예쁘지도 않고 귀여운 말도 없고

끝에는 “우야꼬”로 끝이 난

내가 써낸 시

어린이답지 못했는지

백일장에서 똑 떨어졌지만

그래도 내 시에는

“우야꼬”가 꼭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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