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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Sep 25. 2023

동시에 동시해- 김미희 청소년시들

동시, 청소년시

퉤, 멋진 놈
 
버찌가 나 여기 살아 있다고 외치는 6월
툭, 발등에 새똥인가 보니
팍삭 익은 버찌가 보란 듯이 신발을 물들인다
- 그래 나다 임마
불만 있어?
내가 익었는데 뭐 어쩌라고
나무 주위가 까맣다
- 꽃만 좋냐
나도 벚나무의 상징이다 왜, 꼽냐?
여드름 같다
혹여 새똥으로 오인받더라도
지구를 칠하는 페인트공이라 생각하는
나는 버찌, 내 갈 길을 간다
- 그래 너 잘났다
- 잘난 거 이제야 알았냐
퉤, 씨를 내는,
참 멋진 놈!
 
 
 
 
 
 
 
 
 
들판 노래방


민들레가 개업했다
곳곳에 마이크를 설치했다


자,
노래 한 곡 하고 가시죠!
해도 짱짱하고
바람 살랑살랑
분위기 딱인데!
 
 
 
 
 
 
 
 
 
스탠드
 
딸깍
불빛 샤워기를 틀어
쏴아아
어둠을 씻어
 
환해진 어둠은
내 책상 위 모든 것을
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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