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줄 아는 애
빗물 젖은 내 우산
그 애 앞에서 접었다가
팟! 하고 펼 때
야아! 하면서 짜증 내면
그 애는 놀 줄 모르는 애.
조금 놀란 얼굴로
너어! 하면서 씽긋 웃고
자기 우산을 나한테
똑같이 접었다 펴면
그 애는 놀 줄 아는 애.
빗물 좀 튕길 줄 아는 친구
우산 하나쯤 망가뜨릴 줄 아는 친구
나랑 죽이 척척 맞는 친구
홍시
머리랑
입이랑
주먹에
푸릇푸릇
넘치던 힘
천천히 뺐다.
속이
말랑말랑해졌다.
오월이 오면
버찌는
풋내를 벗지
빨강을 벗지
까망을 입지
눈 딱 감고
까치를 입지
마침내
버찌를 벗지
2006년 <어린이와 문학>에서 동시로 추천을 완료했고 2015년 기독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습니다. 푸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동시집 《핫-도그 팔아요》 《튀고 싶은 날》 《스트라이크!(공저)》, 동화 《피겨에 빠진 걸》 《딱 걸렸어, 거란》 《내가 없으면 좋겠어?(공저)》를 냈습니다. 9년제 대안학교인 수지꿈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