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이 증명한 어벤져스 '기여도 1위'의 반전

-섀플리값으로 알아보는, 어벤져스 둠스데이에 호크아이가 필요한 이유

by 묘한 경제

※ 본문은 '섀플리 값'을 통해 어벤져스 원년 멤버들의 전투 기여도를 수학적으로 분석합니다.

19b4b896e6519c01c.jpg 2026년 12월, 어벤져스가 돌아온다.

전 세계가 다시 마블에 열광할 준비가 되었다. 마지막 티저가 공개되었고, 공식 포스터와 함께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팬들의 심장을 가장 뛰게 만드는 건 단연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최악의 빌런 '닥터 둠'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다. 마블을 상징하는 히어로가, 위기의 마블에 빌런으로 등장한다는 것. 게다가, 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 이어 찌라시로 출연이 확정된 전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애초에 떠난 적이 없었던 토르(크리스 햄스워스)의 출연 확정 소식까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빅3'의 재회만으로도, 마블에 관심을 끊은 사람들이 극장에 다시 돌아올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모두가 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취해 있는 지금, 나는 잠시 팝콘 대신 계산기를 들어보려 한다. 새로운 전쟁인 <둠스데이>를 맞이하기 전,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벤져스를 승리로 이끌었던 '진짜 에이스'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냉정한 정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가 기억하는 화려한 영웅들이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을까? 아니면 이미지에 가려진 '숨은 실세'가 있었을까? 감성적인 인기투표는 잠시 접어두자. 오늘도 역시, 노벨 경제학상에 빛나는 경제학자가 보증하는 가장 확실한 기여도 판독기를 가져왔으니까!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냉혹한 숫자의 끝에서, 시선은 하늘을 나는 억만장자나 천둥의 신이 아닌... 조금 다른 곳을 향하게 되었다. 화려한 수트도, 혈청 맞은 근육도, 신의 능력도 없는 남자. 활 하나와 화살만을 달랑 들고 전장을 누비는 '호크아이(클린트 바튼)'다.


1. 노벨상이 검증한 '팀플 기여도' 계산기 : 섀플리 값

i13575467089.jpg 저평가 1위, 호크아이..?

우리는 흔히 어벤져스를 '아이언맨의 팀' 혹은 '캡틴의 팀'이라고 부른다. 화려한 액션과 리더십이 그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쓸 냉정한 경제학 도구는, 독자분들에게도 구면인(직전 포스트, 무한도전에서 다뤘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이드 섀플리(Lloyd Shapley)'가 고안한 '섀플리 값(SHAP)'이다.

김영세 교수님의 '게임이론(제10판)'의 서술을 빌리자면 섀플리값은 '총보수를 구성원들에게 각자 기여한 분량만큼 공정하게 배분하는 합리적인 기준'이다.

KakaoTalk_20260130_191458760.jpg 김영세 교수님의 '게임이론(제10판)'- 섀플리값의 추가 설명

역시나, 계산 과정은 복잡하고 어렵지만-우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기에 간단하게 아래 두 가지 핵심 공리를 사용해 보자. 이 부분이 이 글의 논리적 방패다.

1. 대칭성 (Symmetry)

"동등한 조건이라면, 동등하게 대우한다.(n분의 1)"

어벤져스 1 속 최종 '뉴욕 전투'에서 헐크가 외계인을 100마리 잡았고, 캡틴이 50마리 잡았다고 치자. 하지만 영화는 결과적으로 "어벤져스가 힘을 합쳐 이겼다"는 사실만 보여준다. 헐크가 없었다면 졌을까? 캡틴이 없었다면? 우린 그 가정(IF)의 결과를 알 수 없다.

정보가 불확실할 때 수학은 가장 공정한 방법을 택한다. "참여한 모두가 승리에 필수적이었다고 가정하고, 전리품을 똑같이 나눈다(1/n)." 이것이 대칭성이다.

2. 가법성 (Additivity)

"전체는 부분의 합과 같다.(Σ=1)"

어벤져스의 역사는 거대한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다. [뉴욕 전투], [와칸다 전투], [엔드게임] 등 서로 다른 사건들의 집합이다.

따라서 복잡하게 섞어서 계산할 필요가 없다. 각 전투에서 얻은 기여도를 따로 계산해서, 단순히 더하기(Σ)만 해도 전체 기여도가 성립한다.

이 두 가지 수학적 약속 덕분에, 우리는 복잡한 마블의 우주를 깔끔한 표로 정리할 수 있다.


2. 계산 과정: 12번의 전쟁, 6명의 영웅

이 냉정한 계산기를 들고, <어벤져스 1>부터 <엔드게임>까지 MCU의 주요 전투 12개를 분석해 보았다.

계산 방식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각 전투의 승리 점수(v)를 참여 인원(n)으로 나눈다. (승리 시 +1or +2점*, 패배 시 0점**)

이 점수를 멤버별로 모두 더한다. (누적 기여도)

이를 다시 멤버가 참전한 횟수로 나누어 '전투당 평균 효율(ROI)'을 산출한다.

*국지전은 +1점, 영화의 최종 전투 승리는 +2점으로 계산한다.(영화 초반 투닥댄 것과- 타노스와의 결투를 같은 값을 주는 건 너무하니까..)

**예외적으로 패배한 엔드게임(어벤져스 3)-와칸다 전투는 노력점수 +1점을 추가한다.(계산의 일관성을 위해)


I. 어벤져스 멤버별 전장 참여 및 획득 점수 (v/n) 상세 (원년 멤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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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최종 섀플리값 기반 효율성 (ROI) 리포트

(공정한 비교를 위해 '0점 전장'을 포함한 모든 공식 투입 횟수를 분모로 사용하여 평균 기여도를 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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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꽤 충격적이다. 눈여겨볼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① '가성비의 신(God)', 호크아이

1위는 놀랍게도 호크아이다.

그는 단 5번 참전했다. 하지만 그가 활을 든 5번의 전투에서 어벤져스는 대부분 승리했다.

반면 그가 "은퇴해서 가족이랑 좀 쉬겠다"며 빠진 전투들에선 어땠는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 3)>. 처참하게 패배했다. 타노스에게 우주의 절반이 날아갔다.

<어벤져스 1, 헬리케리어 방어>. 적으로 돌아간 호크아이 홀로 나머지 어벤져스의 작전을 전복시켰다.

그가 있으면 이기고, 그가 없으면 진다. 적은 횟수의 참전으로 승률 100%에 수렴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 이것이 호선배님께서 보여준 '승리 토템'으로서의 위엄이다.


② 아이언맨과 캡틴의 엇갈린 운명

많은 이들이 최고로 꼽는 아이언맨은 의외로 효율 4위(0.261)에 그쳤다. 화려한 활약을 했지만, 패배한 전투(타이탄 등)에도 빠짐없이 참여했기에 데이터상 '감점' 요인이 컸던 탓이다.

반면 캡틴 아메리카는 재평가되어야 한다. 그는 가장 많은 전장(9곳)을 누비며 가장 높은 누적 점수(2.92)를 쌓았다. 궂은일을 도맡으면서도 호크아이 다음가는 효율(0.324)을 기록했다는 건, 그가 왜 '리더'인지를 수학적으로 증명한다.


③ 천둥의 신, 효율은 극악

스펙으로만 따지면 단연 어벤져스 내 서열 1위여야 할 '천둥의 신' 토르. 하지만 계산기가 내놓은 그의 성적표는 눈을 의심케 한다. 효율 0.210. 원년 멤버 6명 중 꼴찌다.

그는 개인 영화 <토르 : 라그나로크> 이후 각성하며 강력한 무력을 뽐냈지만, 팀 기여도 측면에서는 '마이너스의 손'에 가까웠다. 아스가르드 피난선에서의 참패(0점), 그리고 뼈아픈 와칸다 전투에서의 실책("머리를 노렸어야지!"). 압도적인 하드웨어를 가졌음에도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패배의 지분을 나눠 가진 탓에, 그는 멤버 중 유일한 신임에도 데이터상 '가장 가성비 떨어지는 영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3. 제레미 레너, 이 남자를 잡아야 우주가 산다

제목 없음.png 호크아이 드라마 시즌 2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디즈니의 '출연료 반값' 제안을 이야기한 제레미 레너.

현실의 이야기도 영화만큼이나 드라마틱하다. 호크아이 역의 제레미 레너(Jeremy Renner)는 최근 이웃을 구하다 당한 제설차 사고라는 치명적인 시련을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은 팬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디즈니가 그에게 '출연료 50% 삭감'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했다는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린 이제 안다. 닥터 둠이라는 거대한 적을 상대해야 할 <어벤져스 : 둠스데이>에서 승리하려면, 묵묵히 활시위를 당기는 이 '선배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따라서 디즈니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 그것이 데이터가 증명한 승리의 법칙을 따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들은 모두 경제학적 분석을 돕기 위한 인용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저작권은 원저작권자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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