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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선 Nov 30. 2024

30. 살면서 우울감을 느낀다면....(5)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현실적인 방법 예시

          

지금까지는 평소에 할 수 있는 예방법 차원의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 다음 단계로, 나도 모르게 우울감에 빠져간다고 느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론 당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정신과 진료를 통해서 적절한  상담과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지만 내 생각이지만 약으로는 완전한 치료에는 이르지 못한다고 본다. 사실 약으로 마음을 치료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결국은 몸도 마음도 다시 건강해져야 우울한 감정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치료는 자신감 회복이다. 기존에 잘못된 것은 살면서 치르는 매몰 비용으로 생각하고 잊어버리자. 그게 돈이든 명예든 인간관계든 더 이상 나에게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내 심신의 건강을 되찾는 것이다. 그러면 잃어버린 것들도 다소나마 다시 회복할 수도 있다. 이미 지나간 것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 살아갈 것에 집중하자. 엎질러진 물은 절대 주워 담을 수 없다.     


이미 우울증세를 겪고 있다면, 아무리 마음을 독하게 먹어도 별로 소용이 없다. 한 번 다친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어지지 않는다. 다른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은 자기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을 정해서 지금 본인의 마음 상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상황을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한다. 자신감이 떨어져 있으니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1차적으로 할 일이다. 혼자서 끙끙 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부모님이나 선배나 친구 그리고 결혼했다면 배우자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들은 분명히 당신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믿고 맡겨라.     


두 번째는 정신과 의사 상담도 도움이 되지만, 나의 경우는 심리치료사와의 상담이 큰 도움이 되었다. 현실적으로 정신과 의사선생님은 바쁘다. 한 환자에게 오랜 시간을 투자할 수 없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 선생님 입장에서는 모든 환자가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다. 결국엔 약 처방으로 간다.


심리치료사는 직업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준다. 내 사정을 끝까지 경청해주고 이해해준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래서 내가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내 마음이 정리되는 수순이기도 하다. 경험이 많은 심리치료사 선생님은  약이 아닌 실생활에서의 변화를 통한 해법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다음은 나 스스로 변화를 꾀하는 방법이다.


여러 운동 중에 정신없이 하는 운동을 권한다. 내 생각에 가장 좋은 운동이 공으로 하는 운동이다. 특히 탁구, 베드민턴, 테니스다. 운동하는 중에 뭔가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정신없이 공을 쫓아다니다 보면 딴 생각을 잊게 된다. 그렇게 세상 근심을 잊는 시간이 2~3시간 정도 되고, 이것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하면, 나도 모르게 정신이 건강해진다.(나도 앞글에서 탁구로 어느 정도 이겨내기 시작했다고 경험을 얘기한 바 있다.)


내가 우울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걷기, 뛰기,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이 혼자 생각하면서 하는 운동은 권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과의 결별이다. 그게 사람이면 만나지 말고, 다른 어떤 것이면 그걸 생각게 하는 활동이나 뭐 그런 것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의식적으로 피하고, 딴 거를 하라.      


만약에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인하여 생긴 우울감이라면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직장 상사에게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약간의 양해를 구하라. 내 현재 상태가 이러니 정상적인 업무 진행이 당분간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상사분도 이해하시고 나름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말하라. 세상은 아직 온기가 있다.      


그리고 스스로도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어려운 거 붙잡고 끙끙댈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현안 중에 상대적으로 간단하면서 급한 일부터 해치워서 부담을 느끼는 가짓수를 줄인다. 이때는 ’포스트 잇‘ 같은 곳에 각각 업무의 마감일, 생각나는 처리 방식, 남아있는 일들의 순서 등을 꼼꼼하게 메모하는 것이 좋다. 정 혼자서 해내기가 어려운 일이라면 상사 및 주변 동료에게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해라.


내가 업무를 끌고 가는 것이지, 업무가 나를 끌고 가게 해서는 안 된다. 한 번 어렵다고 느끼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할 수가 있다. 쉬운 것부터 풀어라. 하나하나 손을 털 때마다 조금씩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사실 공무원이 하는 일 중에 사람이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은 없다.     


꼭 업무부담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2~3시간에 한번쯤은 사무실 모니터를 떠나 밖에 나가 잠깐이라도 산책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흡연자들은 담배를 핑계로 다니는데 보통 비흡연자는 그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한 두 번씩 산책하면, 머리도 맑아지고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도 떠오를 것이다. 결국 업무도 더 잘된다. 모니터와 씨름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혼자 나가기 뭐하면 주변 동료와 같이 나가면 더욱 좋을 것이다.      


끝으로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권장한다. 나도 당시에 한약의 힘을 빌었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이 우리 마음을 관장한다고 본다. 심장의 심자가 마음 심(心)자다. 우리는 보통 긴장하거나 두려운 일이 생기면 심장이 쿵쾅쿵쾅하고 뛴다.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뛴다는 얘기다. 해서 심장을 튼튼하게 해 주면 마음이 튼튼하고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명의를 찾아, 한약으로 심장을 비롯한 오장 육부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지 않는가? 여기서 정신은 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이 글의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하고 싶다.


보통 자살 사망자의 대부분(94%)이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언어(죽음에 대한 말을 자주 함), 행동(타인과의 관계를 피함, 평소보다 덜 먹거나 더 먹음, 평소보다 적게 자거나 자주 깸), 정서(외로움, 무기력감 등을 느끼거나 표현함, 멍하게 있음) 등이다.      


이 모든 증상들이 사실은 우울증 증상이다. 우울증이 심화되면 자살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그렇다고 우울증이 다 자살까지 가는 것은 물론 아니다)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보면, 나한테 탁구 치자고 했던 그 팀장님처럼 옆에서 따뜻하게 캐어해주는 것은 어떨까? 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스스로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자. 그리고 본인에게 투자를 하자. 내가 나에게 하는 위로가 진짜 위로다.      


가끔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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