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사람, 남아있는 사람

조용한 이별

by 여담

공항에서는 울음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처럼 소리를 내며 우는 사람도 있고,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있다. 이상하게도 그 모습은 이곳에서만큼은 어색하지 않다. 공항이라는 공간이 원래 그런 감정을 숨길 필요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별과 시작, 기다림과 아쉬움이 한데 섞여 있는 장소이다. 나는 이곳에서 일하며 그런 장면을 자주 본다.

출국장 앞은 늘 북적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확인하고 안내 방송에 따라 움직인다. 웃음 섞인 대화들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여행을 가거나 일 때문일 수도 있는 각자에 사연들을 가지고 출국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다. 그날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사람들 사이로 한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처럼 밝은 얼굴로 웃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천천히 줄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줄이 점점 줄어들고, 드디어 출국장 안으로 들어갈 차례가 되었을 때 그들은 자연스럽게 포옹을 했다. 길지 않은 포옹이었다. 익숙하지만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는 듯이, 꼭 필요한 만큼 뒤에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을 정도 짧게 포옹을 하고 남자만 출국장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흔들며 출국장으로 사라졌다.

혼자 남은 여성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줄에서 나왔다. 그제야 얼굴이 무너졌다. 소리를 내어 울지는 않았다. 다만 고개를 숙인 채 옷소매로 눈물을 닦고 있었다. 주변에는 여전히 웃고 떠드는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그 젊은 여성은 그 어떤 표정도 짓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만 남겨진 얼굴이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알 것 같았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것이다. 이별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되는 표정이었다. 떠나는 사람이 걱정하지 않게 끝까지 웃는 얼굴로 보내고, 그 사람이 벽 너머로 사라지는 순간까지 버텼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어진 것처럼 감정이 흘러나왔다.

공항은 그런 공간이다. 감정을 정리하고 떠날 수 있는 마지막 장소이다. 혹은 끝내 따라가지 못한 마음을 내려놓는 자리일 수도 있다. 여기서는 눈물을 흘려도 누구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각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이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날 수많은 웃음들 사이에서, 유독 또렷하게 보였던 이별이 있었다. 같이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한 사람과, 혼자 떠나가야 하는 사람. 그 짧은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공항에서의 이별은 늘 그렇다. 조용하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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