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에 관하여

by DaDUNE

채용은 회사로서도 팀으로서도 입사지원하는 지원자에게도 대단히 중요한 업무이다. 회사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행해야 할 업무에 적합한 전문성을 갖추었는지,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여러 단계에 걸쳐서 면밀하게 평가하게 된다. 내가 속한 회사에서는 서류 전형, 기술 면접, 인적성 검사, 경영진 면접, 신체검사의 단계로 채용이 이루어진다. 최근에 이루어진 회사의 연구직 신입사원 채용에 대하여 내가 느낀 것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1. 서류 전형


서류 전형 단계에서는 제출된 입사지원서류를 바탕으로 채용공고의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지 판단한다. 채용공고에는 지원분야별로 수행하게 될 업무,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경험, 전공에 대한 요구사항이 제시되어 있다. 서류 심사위원들은 지원자가 직무기술서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지 체크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학력이다. 채용공고 상에 '석사 이상', '박사 이상' 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해당 학위가 없는데 지원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학위가 없어도 해당 분야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다면 동등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최종학력과 업무 경험을 종합하여 적합/부적합을 판단한다.


그 다음으로 살펴보는 것은 전공이다. 채용공고에 명시된 전공과 지원자의 전공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컴퓨터 공학 혹은 관련 학과로 기재된 채용공고에 화학과, 토목과를 전공한 지원자가 지원한다면 부적합으로 판단된다. 해당 지원자가 관련분야에 경험이 많다고 하더라도 채용공고의 기본요건인 '전공'을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부적합 처리가 된다.


학력과 전공이 부합한다면, 그 다음으로 살펴보는 것은 경력이다. 연구직의 경우 논문, 특허 실적이 주된 검토 대상이 된다. 해당 직무와 크게 관련이 없는 경험이나 자격증 들은 가점의 요소가 되지 않는다. 연구직 채용의 지원자가 '한국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심사위원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 다음으로 보는 것은 자기소개서 이다. 서류 전형 단계에서 자기소개서가 합격의 당락을 가르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학력과 전공이 최소 기준선이라면 경력은 지원자의 역량을 표현하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지원자가 동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은 0에 수렴한다고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는 수준이 동등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든 지원자들 간의 차이를 두기 위한 보조적인 내용으로서 참고된다(당연하게도 불성실하게 작성된 입사지원서는 논할 가치가 없다.)


서류 전형 단계에서 지원자들이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증빙서류를 제출할 때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블라인드 채용의 경우, 지원자의 신원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를 노출하면 안되는데 증빙서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최종학위 논문 초록을 제출하여야 한다면 논문 전체가 아니라 초록을 제출하여야 한다. 지도교수, 소속 학교의 이름을 가리는 않고 제출하였다면 감점을 받게 된다.


2. 기술 면접


지원자가 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한 역량을 갖추었는지 검증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심사위원이 직접 지원자와 대면하여 입사지원서의 기재내용을 기반으로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심사위원의 구성은 내부 심사위원과 외부 심사위원이 섞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심사위원의 세부 전공이 채용 직무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 예를들어 인공지능 분야 신입사원을 채용하는데 소프트웨어 공학 분야 전공의 심사위원이 배치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이 우려스러울 수 있지만 문제가 될만한 소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기술 면접이 지원자가 제출한 지원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경력자 채용이 아닌 신입사원 채용이므로 회사의 수행업무와 직접 관련된 경험을 지원자가 가지고 있을 확률은 없기 때문이다.


대신에, 심사위원들은 지원자가 작성한 경력, 경험에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을 물어보면서 지원자가 기재한 내용에 걸맞는 역량을 보유하였는지 확인한다.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기존 방법보다 성능을 10% 향상시켰습니다." 와 같은 내용이 있다고 한다면 심사위원들은 인공지능 모델은 무엇을 썼는지,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는 얼마나 되는지, 시간을 얼마나 소요되었는지 와 같은 세부적인 부분을 물어볼 수 있다.


만약 지원자가 과장된 경력을 입사지원서에 작성하였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소속 연구실에서 수행한 연구의 내용을 적었는데, 해당 내용에 대한 질문에 적절히 답변하지 못한다면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구체적으로 답변할 자신이 없는 내용이라면 입사지원서에 기재해서는 안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진솔한 답변인지, 미리 생각해 둔 답변인지에 대해서 심사위원들은 민감하게 생각한다. 특정 질문에 대해서만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고 그 외의 답변에서는 신통치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신통치 못한 모습에 맞추어질 수 있다.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꾸며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현명한 태도라고 할 수 없다. "준비된 모습"과 "꾸며진 모습"은 심사위원에게 극과극의 인상을 주게 된다. 심사위원의 질문에 대해서 의도를 해석하려 하기 보다는 질문 그 자체에 대해 답변하려 노력해야 한다. 특히 질문의 요지에 벗어난 답변을 긴 시간에 걸쳐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3. 경영진 면접


기술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는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경영진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조직에 적응하여 일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이다. 지원자의 답변 태도, 성향, 제스쳐, 곤란한 질문에 대한 반응 등 지원자가 부서에서 일을 할 때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이 단계는 기업의 정체성이 가장 많이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성격에 따라, 요구하는 인재상에 따라 다양한 접근법과 Tool이 동원될 수 있다.


기업은 이러한 다양한 방안을 고안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 자신의 입사지원서 내용을 기반으로 진솔하고 성실한 태도로 응하면 되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가진 개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면접을 통과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다른 모습인 것처럼 속이는 태도는 모든 기업이 배제하고 싶어하는 인재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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