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착한 아이가 되지 않아도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예전부터 나는 답답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나의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반대 의견을 제시했을 때 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무시한다고 생각할까 봐, 그렇게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 이유였다. 그렇게 나는 나의 주장 없이 시키는 대로, 혹은 하자는 대로 따르며 순종적인 삶을 살며, No 하나 없이 오로지 YES만 답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던 일이 있었다.
나는 평소와 같이 거절을 하지 못해 나의 시간을 쪼개가며 부탁받은 일을 하고 있었는데 기간 안에 그 일을 끝내지 못할 것 같아 친구에게 말했다.
“이거 거의 다 하기는 했는데, 토요일까지는 다 못할 것 같아. 아마 다음 주 월요일쯤까지 하면 다 할 수 있을 거야”
사실 나는 이 말을 하며 친구가 당연히 “그래? 알겠어 도와줘서 고마워”라는 정도의 말은 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친구가 나에게 한 말은 예상치도 못 한 답이었다.
“뭐야, 나는 이거 토요일까지 해야 하는데 못할 거 같았으면 해 준다고 하지 말지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 걸 그랬잖아”
이런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듣고서도 나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버렸다. 물론 나름대로 나의 시간을 쪼개서 도와주었던 것이기에 섭섭한 마음에 “이 친구 참 너무 하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근데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친구의 말이 틀리지는 않았음을 알았다. (물론 너무하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지만 )
내가 거절했으면 다른 시간 많은 누군가가 토요일까지 일을 도와줬을 것이고 친구는 정해진 날짜에 일을 끝냈을 것이니까.
그렇게 거절과 같은 자신의 의견들을 표현하지 않고 YES만 외치는 것이 나를 싫어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나는 이 일을 계기로 여태껏 내가 살아온 방식에 엄청난 잘못됨을 알았다.
NO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도
상대방에게 시비를 거는 것도 아니다.
“밥 먹었어?”
“응 먹었어” 와 같은
그저 자연스러운 대화일 뿐이다.
“이것 좀 해줄 수 있어?”라는 부탁엔
“응.. 알겠어” 무조건 적인 YES가 아닌
“음.. 못할 것 같은데”라며 NO를 말해도 괜찮은 것이다.
이렇게 제삼자의 입장으로 봐도 거절하는 것이
상대방을 무시한다거나,
시비를 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 않는가.
우리가 자연스러운 대화라고 아무 거리낌 없이 이 대화를 본 것처럼
부탁을 하는 사람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의견 표현은 당당하게 해도 괜찮다.
굳이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자신을 힘들게 할 필요 없다.
의견을 당당히 표현한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것으로 착한 사람, 나쁜 사람을 판단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나의 모든 의견이 긍정적으로 수렴되는 세상은 아님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단지 그것이 잘 수렴될 수도 있고, 나와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그것은 나를 나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