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죄송합니다만 저는 치킨이 먹고 싶습니다
나의 오랜 친구들과 모여서 놀다 보면
저녁을 먹을 때쯤 늘 나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저녁 뭐 먹지?”
다섯 명이 넘는 인원이 서로 먹고 싶은 것을 말한다면,
의견을 수렴하고 메뉴를 정하는 데에만 한나절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것을 이미 아는 친구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냥 아무거나 먹자”
나머지 친구들의 의견만 통일하면 된다.
사실 의견 통일이라고 해봤자
가위바위보로 승자의 메뉴 이외의 메뉴들을
기각시키는 것이지만
이 과정들을 거치고서야 우리의 저녁 메뉴가 정해진다.
나는 의견 없이 아무거나 먹자고 하는 친구들과 자신이 고른 메뉴를 먹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친구들 중 전자였다.
그렇게 늘 그냥 친구들이 고른 메뉴들을 먹었다.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있었기에 별생각 없었지만
그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가끔 먹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마저도 가만히 있게 되었다.
어느 날은 치킨이 먹고 싶었는데
딱히 의견을 하나 더 늘리기도 싫어서
또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치킨이 먹고 싶었던 나는
안타깝게도 자장면을 먹게 되었고
자장면을 먹으며 머릿속엔 치킨을 떠올렸다.
그렇게 나는 메뉴 선정 때 가만히 있던 때를 후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