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남자의 기도.

by 현동인


그리 크지 않은 도시에 하느님을 절실하게 믿고 따르는 남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해 여름, 이 도시에 큰 홍수가 덮쳐 이 남자의 집 앞까지 물이 차 오르게 되었다.
사람들은 가재도구들을 챙겨서 겨우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대피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피신을 하지 않고 계속 기도만 올리고 있었다.

하느님이시여 저를 구하소서!!~~~

이때 구조대의 자동차가 남자의 집 앞에 멈춰 섰다.

구조대원은 소리쳤다.

여보세요!!~~ 빨리 나오세요!!~~ 물이 곧 집을 삼킬 겁니다 어서 피하셔야죠!!~


그러나 남자는 계속 기도하며 구조대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하느님께서 구하실 테니 걱정 말고 다른 사람이나 구하시오!!~

남자의 완강한 거부에 구조대원들은 하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러 떠났다.

비는 계속 내렸다. 드디어 물이 지붕 근처까지 차 올랐다.

지붕 위로 올라간 남자는 계속 기도하였다.


하느님이시여 저를 구하소서!!~~~


지나가던 구조보트가 남자의 집에 도착하였으나 남자는 계속 기도만 올렸다.

이번에도 남자는 구조를 거부하자 보트 역시 다른 사람들을 구조하러 떠났다.

시간이 더 흐르고 이제 물은 남자의 목까지 차 올랐다.


하느님이시여 저를 구하소서!!~~~


남자는 쉬지 않고 기도했고 이 길만이 살길이라고 믿고 있는 듯했다.

그때, 구조대원이 헬리콥터의 밧줄을 내리면서 다급하게 소리쳤다.


여보세요!!~~~ 빨리 이 줄을 잡으세요!!~~~


그러나 남자는 여전히 기도를 올리며 헬기를 보면서 소리쳤다.

나는 신께서 구해줄 테니 걱정마시!!~~ 오~~~ 오!~~ 오!~~~ 꼴깍!!~~ 꼴깍!!~~ 꼴깍!!~~

저승으로 가게 된 남자는 거기서 그토록 애타게 찾던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다.

하느님이시여!!~~ 제가 그토록 애절하게 구원을 청하였건만 어찌하여 저를 구하지 않으셨습니까?

남자는 엎드려 슬피 울면서 물었다.

이윽고 하느님이 기가 막히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소리쳤다.


이 어리석은 자야!~~ 나는 너에게 구조차를 보냈고!,

고무보트를 보냈고!, 마지막에는 헬리콥터까지 보냈는데

네가 모른 척했으니 난들 어떻게 하겠느냐!!!!~~~(인터넷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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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에 신심 깊으셨던 어머님께 붙잡혀서 거의 강제적으로 성당에 다녔던 나는 장가는 빨리 가고 싶어서 아주 오랫동안 하느님께 기도하였다.

주님이시여!~~ 저는 워낙 성질이 개떡 같사오니 제 배필은 부디 신앙심 깊고 착한 여자를 보내주시옵소서...

나의 간절한 기도에 어느 날 안나라는 심신 깊은 아가씨가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나보다 키도 크고, 공무원이었으며 사람 좋은 둥글둥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때 내 나이 27세 그녀는 나보다 두 살 아래인 25세였다.

이 아가씨와 결혼하게 된다면 내 인생은 화창한 봄 왕국의 벚꽃 왕자가 될 판이었다.

아가씨가 왜 나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기도의 힘이었으리라.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그저 편한 친구 정도로만 생각되었을 뿐 나는 그녀에게 별로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

안나의 생일날, 그녀 혼자 사는 자취방에 케이크를 사들고 가서 케이크에 촛불을 밝히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을 때 그녀는 무척 행복해하였지만 그뿐이었다.

그 후로도 나는 그녀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는 지금 생각해 보아도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몇 년 후, 강원도가 고향이었던 그 녀는 동네 총각을 중매로 만나서 결혼을 하였다.

녀가 떠난 후에도 나는 하느님께 계속 기도를 올렸다.


주님이시여!!~~ 제게 심신 깊은 착한 여자를 보내 주시옵소서...


나의 간절한 기도에 아네스라는 여자가 또다시 왔다.

나이는 나보다 네 살 아래였는데 그녀 역시 아주 신심 깊고 착하게 보이는 아가씨였다.

그러나 첫 번째 아가씨에 비해 키가 작았다.

그럼 나는 키가 컸느냐?

겨우 165 정도였으니 나는 그때도 주제파악을 정말 못하고 있었다.

그녀와 몇 번 만나서 데이트를 했을 때 내가 손만 잡으면 언제든지 그녀는 내 여자가 될 것만 같았다.

러나 나는 그녀의 손을 잡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내 이상형이 아닌 것 같았다.

때도 나는 선천적 구제 불능성 자기 주제파악을 못하는 병에 걸려 있었다.

그렇게 두 번째 여자도 내 곁을 떠나고 말았다.

나는 또다시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렸다.


주님이시여!!~~~ 제게 신심 깊고 착한 여자를 보내주시옵소서...


이번에도 하느님께서는 내게 화를 내지 않으시고 "모니카"라는 세 번째 여자를 보내주셨다.

그녀는 양로원에서 오갈 데 없는 할머니들을 돌보고 있는 천사 같은 아가씨였다.

그녀 역시 나보다 네 살 정도 연하였는데 큰 키에 사슴처럼 큰 눈망울의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만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홀딱 반하고 말았다.

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내 이상형을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었다.

나의 레이더에 포착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양로원을 내 집처럼 들락거리면서 그녀에게 열심히 작업을 걸었다.


청소도 하고, 같이 빨래도 하고, 식사 준비도 도와주고, 할머니들 앞에서 기타 치면서 노래도 불러주고,

영하의 추운 겨울에도 세탁기가 없었던 양로원에 가서 나는 그녀 앞에서 용감하게 맨발로 이불 빨래를 도왔다.

큰 다라에 하이타이를 풀어놓은 얼음장 같은 물을 그녀가 쏟아부으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허벅지까지 바지를 올리고 다라에 몸을 던졌다.

얼음이 둥둥 떠다닐 정도의 추운 한 겨울 다라 속의 이불들은 나의 발바닥에 사정없이 짓밟히면서

철벅 철벅 비명 소리를 질러댔다.

다리에서는 뭉게뭉게 수증기가 피어올랐고 발 밑바닥과 종아리는 마치 강한 전기에 감전되듯이 짜릿짜릿했다.

온몸은 사시나무 떨듯이 진동하면서 동시에 어금니들은 딱딱 소리를 냈는데 그런 나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녀는 한껏 애처로운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형제님!~너무 추운데 고생시켜서 미안해요!~


그녀의 말에 나는 하나도 춥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솔직히 내 몸은 얼음 동상이 될 것 만 같았다.

그렇게 그녀와 나는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갔고, 이제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판단될 즈음

나는 그녀에게 정식으로 데이트 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나의 데이트 신청을 받은 모니카는 전화기 너머로 뜻밖의 말을 내게 하는 것 아닌가?

형제님!~할머님들 앞에서 정식으로 내게 말씀하세요!!~~~

그 말인즉슨, 당당하게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기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라는 말이다.

그녀의 말에 나는 갑자기 머리가 하얘지고 말았는데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와 은밀히 데이트를 하다가 사랑고백을 하려고 했었지만 내 계획이 어긋나 버리자 멘붕이 되고 말았다.


만약, 지금의 나였으면 당장에 한 아름 꽃다발 들고 할머니들 앞에서 모니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였을 것이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 법이라고 했지만 그때의 나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그때처럼 절절하게 내 가슴에 와닿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랑의 타이밍을 놓치고 만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양로원을 가지 않았다.

세월이 좀 흐른 어느 날, 나는 어떤 일로 그 양로원을 방문하였는데 그곳에서 모니카를 만나게 되었지만 그녀는 이미 양로원을 나와서 다른 남자와 결혼을 준비 중, 할머니들에게 인사차 들렀다가 우연히 나와 만나게 된 것이다.

모니카와 양로원을 나서면서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내게 말하였다.


형제님!~~ 그때 왜 오지 않으셨어요?


모니카의 한 마디에 나는 억장이 무너지고 말았는데 그녀의 물음에 용기가 없었노라고 말은 할 수 없었고 그저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 헤어진 후, 얼마나 내 가슴을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쳐 댔는지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비가 조금이라도 내릴라 치면 사정없이 기침을 해 댄다는.. 쿨럭!~쿨럭!~


내가 나중에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면 왜 나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으셨냐고

엎드려 눈물로써 하소연할 것이다.

그럼 하느님께서는 한숨을 쉬시면서 내게 큰 소리로 말씀하시겠지.

이 어리석은 녀석아!!~~ 나는 너의 기도를 들어주기 위해 안나를 보냈고, 아네스도 보냈고,

모니카도 보냈는데 네가 여자를 못 잡았지 않았느냐!!~~~ (실제 필자가 겪었던 일들을 글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