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레지오*라는 청년단체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고 단체를 뛰쳐나왔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편하기는커녕 마음의 상처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는 병까지 걸려서 끙끙 앓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앙심이 돈독하신 대부의 어머님께서 병문안을 오셨는데 나는 그 아주머님께 따지듯이 대들었다.
아주머님!~성당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모두 착하고 경건합니까? 그 들 중에서는 사깃군도 있고, 강도도 있고, 살인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있는 성당을 왜 다녀야 합니까!
나의 항의성 질문에 당황한 듯 아주머니는 말을 하지 않고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그 아주머님은 나의 뜻밖의 질문에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고심하는 듯 보였다.
이윽고 대부의 어머니는 천천히 말을 하였다.
그래... 네 말대로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다 경건하지도 않고 착하지도 않을뿐더러 범죄자들도 있을 테지... 그런데 말이다... 만약 그 사람들이 성당에 다니지 않았다면 어떨 것 같으냐?
사깃군이 강도도 될 수 있을 테고 강도가 살인자도 될 수도 있지 않겠니? 그나마 그 사람들이 성당에 다니고 있어서 그 정도로 그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해봤으면 좋겠구나.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모두가 완벽한 사람들은 아니란다.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겠지만 몸이 아픈 사람들은 자신의 병을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를 찾듯이 영혼이 병든 사람들이 성당에 다니면서 서서히 영적으로 치유가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완벽한 신자는 없듯이 네가 속했던 레지오의 청년들도 그 과정에 있는 것이라고 여기면 좋겠구나.
대부어머님의 말씀은 꽤 설득력이 있었다.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들은 없다는 것과 그들도 나와 별 다를 것 없는
인간들이라는 사실에 꽁꽁 닫혔던 내 마음의 문이 아주 조금 열리는 것 같았다. 대부어머님이 돌아 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다시 레지오 회합에 나갔다. 거의 6개월 만에 다시 회합에 참석했지만 그들은 다시 돌아온 나를 반겨주었다.
내가 처음 입단했을 때와 다시 재입단할 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왜 그럴까?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눈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회합이 끝나면 그들은 집에 가지 않고 약속이나 한 듯이 주점으로 자리를 옮겨서 2차 주회?를 하였다. 때는 80년대 초의 서슬 퍼런 군사독재 정권이 온 국민을 억누르고 있던 시절이었으니 한창 용광로처럼 피가 끓어오르는 20대 남녀 청년들은 주점에서 소주를 마시며 억압된 자유와 암울한 사회에 대해 성토했다.
내가 처음 레지오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와 똑같은 풍경이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눈은 달라졌기에 이번에는 그들의 행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들이 성당을 안 다녀도 다른 일반 청년들과 똑 같이 술을 마실 수 있을 텐데 그나마 성당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었기에 일반 청년들이 저지를 수 있는 탈선행위들은 없었다.
그때 문득, "성당에 다니지 않았다면 더 잘 못된 행위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대부어머님께서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살다 보면 흔히 듣는 말이 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내 생각이 바뀌자 그들을 대하는 나의 행동도 훨씬 더 부드러우면서 적극적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