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나는 리더 역할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랬던 내가 갑자기 청년단체를 이끌어야 할 단장 자리에 올랐으니 처음에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시원찮은 인물이라도 그럴듯한 자리에 앉게 되면 그것에 걸맞게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말이다.
내가 단장으로서 청년들을 이끌게 될"레지오"라는 청년단체는 교본대로 운영되는 단체였고 군대 같은 조직이었기에 어쩜 다른 청년단체들에 비하면 자유분방한 청년들을 이끌고 나가기에는 조금은 더 수월했다.
단장이 된 다음부터 나는 성경과 레지오교본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레지오교본은 거의 달달 외울 정도로 공부하였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내가 처음 레지오 단체에 입단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물론,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커왔던 그들이었기에 사소한 일일지라도 자기희생이었다고 여길 수도 있었겠지만 집에서 설거지하는 것과 지하철에서 노인들에게 자리양보하는 것까지 활동 보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내가 단장이 된 이상,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레지오교본에 적혀있는 대로 단원들을 훈련시키리라 마음을 먹고는 정말로 군대조직처럼 단체를 이끌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단원들의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나는 그들의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주관대로 하였다.
그 결과, 많은 청년들이 레지오를 떠났다.
이제 단체에 남은 청년들은 나를 비롯해서 몇 명이 체 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단체가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새로운 단원들 모집이 시급했다. 그러나 레지오는 다른 청년단체들, 교사단이나 성가대처럼 신자들 앞에서 화려한 이미지를 보이는 단체도 아니었고 남들이 대부분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주로 하였기에 일반 청년들에게 매력을 주지도 못하였다.
남아있는 단원들과 어떻게 새로운 단원들을 모집할지 토론한 결과 주일에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청년들을 상대로 일대일 모집을 하는 게 가장 좋다는 결론을 맺었다. 그렇게 시작된 단원 모집은 처음에는 별로 신통치 않았다. 생판 모르는 청년들을 상대로 레지오라는 단체를 알리고 가입유도를 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남들 앞에서 그렇게 말을 잘하는 편도 아니고 내 성격상 앞에서 나서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데 어쩌다 단장이 되어서 리더가 되고 보니 어쩔 수 없이 나 자신을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시켜야만 하였다.
리더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가 단장이 되어서 알게 된 사실은 "리더"는 누구든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개인의 역량에 따라서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든지 리더라는 완장을 채워준다면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쏟아붓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재능들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만약 내가 그때 단장이 되지 않고 평범한 단원으로 있었다면 지금처럼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나로 성장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단원 모집이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얼마간의 시행착오 끝에 청년들을 레지오로 끌어들이는 노하우가 조금씩
축적되면서 새로운 단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게 되었고 오래지 않아서 필요한 단원들을 채울 수가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