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꽃길만 걷자.
이제껏 나는 좋아하는 여자를 쫓아다녀서 사랑이 이루어진 적은 거의 없었다.
여자에게 대시하는 내 방식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에게 차일 때마다 깨달았던 것은 내게 호감이 있는 여자에게 대시를 했을 때 성공했다는 것이다.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내게 호감이 있던 여자라 할지라도 처음부터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대시했던 여자에게 차였다가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내게 호감이 있는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를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도 무수히 많은 여자들에게 차이면서 얻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얻은 결과물이다.
물론, 연애의 고수들은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여자가 아니라 본인이 호감을 느끼는 여성들을
쟁취하는 능력을 자랑하지만 그것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이지 노력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재는 노력으로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천재들은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착각하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음악의 신동이라 불렸던 모차르트를 수재라 할 수도 있는 살리에르가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였던 모차르트를 끝내는 뛰어넘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학력이라곤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였던 고정주영 회장이 현대신화를 이루어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는데 서울대 경제학박사
출신이라고 과연 정주영 회장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이렇듯 능력은 하늘로부터 부여받는 것이지 자신의 노력만으론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여자를 끌어당기는 능력도 결국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아쉽게도 나는 연애를 잘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나지 못했다. 다만, 많은 실패를 통해서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터득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수녀원에 들어갈 여자를 쫓아다니다가 차인후부터는 되지도 않을 여자는 대시하지 않기로 했다. 황금보다 귀중한 시간과 정력을 쓸데없이 낭비를 많이 했으니 이제부터는 더 이상 불 필요한 시간 낭비는 하지 않고 내 주변에서 찾기로 하였다.
흔히들 교회나 성당을 일컬어 비하하는 말로 "연애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만큼 종교단체가 청년들이 이성을 만나기에는 아주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같은 신앙인이라는 매개체가 서로에게 스스럼없는 평안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레이더에 포착된 여자는 전에 나와 함께 청년팀에 있었던 은영이었다. 그녀는 귀염스런 외모에 부잣집 외동딸이었는데 성격이 밝고 친화력이 좋아서 나하고도 오빠 동생으로
만나는 사이로 발전했다. 그녀가 왜 내게 호감을 갖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연인이 될 인연이었기에 만나게 되었을 것이다.
여자와 남자가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는가? 열 가지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자기 눈에 상대방이 좋아 보이면 그게 이유인 것이다. 체중 미달로 군대조차 면제를 받을 정도로 비썩 마른 체구였던 나는 은영이의 건강한 몸과 밝은 성격이 좋아 보였고 아버지가 없었던 그녀는 나의 자상한 성격에 마음이 끌렸었기에 내 외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남녀 관계는 자그마한 불씨로 시작되지만 오래지 않아 급격하게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로 발전을 하기 마련인데 나와 그녀와의 관계도 짧은 시간에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동안 자갈과 가시밭길을 걸어왔던 나에게 이제부터는 장미꽃 만발한 꽃길이 펼쳐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