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정말 애 키우기 좋은 직업인가

by 밤의아리아

나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여교사의 육아에 대해 논하기 전 미혼일 때를 잠시 떠올려보겠다. 나는 늘 '1등 신붓감'이라는 수식어로 불렸다. 이유는 퇴근이 빠르고 , 방학이 있고, 육아휴직이 자유로 와서이다. 이 세 가지는 분명 사실이다. 교사만큼 애 키우기 쉬운 직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한계는 있다.

요즘 가끔 잠이 안 올 때가 있는데, 저출산 문제도 그중 하나이다. 출산율이 0.6으로 향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좀 걱정된다. 우리 아이들은 다음 세대가 있을까? 나라가 소멸하거나 흡수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주변 안정적인 직장인들조차 비싼 집값을 감당하기 위해 섣불리 애를 갖지 못한다. 동료 교사들조차 그렇다. 꿀 직장이라는 교사는 왜 그런 걸까? 나는 중등교사이므로 그에 초점을 맞춰 보겠다.

일단 교사는 출근 시간이 빠르다. 고등학교는 정규 시간이 8시, 중학교는 8시 반-9시인 경우가 많다. 교사들의 공식 출근 시간이 8시이다. 그럼 아이들 등교는? 분명 오전 7시 반에 문 여는 어린이집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로봇처럼 딱 6시에 일어나 준비 착착해서 7시 반까지 가주지 않는다. 결국 남편이 근무시간을 조정하든 사람을 쓰든 애랑 악다구니를 써서 보내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이 둘을 아침에 등원시키는 것? 휴. 말도 마라.

물론 공무원과 공공기관에는 '육아시간'이란 제도가 있다. 원래는 육아휴직처럼 요구하면 쓰게 되어있지만 교사의 현실은 다르다. 오히려 일반 공무원이나 사기업 친구들은 쓰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지만 교사는 담임을 하면 아침 조회와 종례가 걸려서 쓰기가 참 어렵다. 그럼 어린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담임을 잠시 빼주면 되지 않는가?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다. 사실 내가 미혼, 무자녀로 근무하는 동안 비담임으로 빠진 아기 엄마들을 많이 봤었으니까.

다만 항상 싸했던 건 그녀들이 교장실에 가서 울었느니, 교장과 싸웠느니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사실 그런 얘길 들을 때면 너무 불안하지만 나 때는 나아질 것이다 늘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런데 내가 3년 휴직하고 1년만 아침에 엄마 없이 등원이 힘든 아이를 위해 비담임을 하고 육아시간을 쓰고 싶다 하자 우리 교감 선생님은? 칼같이 안된다고 하더라. 담임이 모자라단다. 120명의 교사 중 36명의 담임을 배치하는 일인데 왜 모자란 걸까?

우리 여자 교감선생님은 본인은 애 키울 때 어머니가 봐주셨단다. 나는 엄마가 지병이 있으셔서 안되고 시어머님은 아픈 시동생을 봐주시느라 안된다. 양가 도움이 힘들다 그러자 그냥 "아우 그러냐."가 전부이다. 늘 선배 교사들에게 놀라운 건 자신들의 엄마가 자기의 아이들을 봐주느라 골병이 들었다며 울면서도 우리 세대가 제도를 이용해 온전히 아이를 키우는 건 용납이 안된다는 점이다. 교사만 이러겠냐만은 이러니 누가 아이를 낳겠는가.

그래도 기업에선 자기 일을 시간 안에 하면 연차를 쓰든 육아시간을 쓰든 이런 분위기로 간다면 교사는 시간이 일이라 문제다. 아까 말했듯 누군가는 아침시간과 오후 시간을 빼둬야 하는 담임을 맡아야 한다. 아이가 학기 중 아프면? 시간표를 바꾸거나 누군가 나 대신 보강을 들어가야 한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사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게 시간표 변동이나 보강이다. 두 가지에 불같이 화내는 교사들이 몹시 많다. 결국 애엄마는 눈치 또 눈치를 보게 된다. 교사가 꼰대 아닐까 봐 "A 선생님은 엄마만 하고 싶나 봐."얘기를 들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악몽이다.

좋은 점은 물론 방학이다. 사실 방학 하나로 저 모든 게 용서가 된다. 아니 됐었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는 아니다. 변동성이 극대화된 코로나 시대에 자리를 지키는 게 일인 교사는 애 엄마로서 최악이다. 사실 학교에는 '시간제 교사'라는 제도가 있긴 하다. 육아, 연구를 목적으로 수업만 하거나 업무만 하고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제도이다. 나는 이 제도가 생겼을 때 손뼉 치고 좋아했다. 학교에서 인력의 1/2로 치기에 대체인력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항이 붙는다. '교장의 허락하에.' 물었을 때 답변은? NO.

다 엄살이라 느껴지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안다. 승진 누락 같이 진짜 금전과 자존심이 얽힌 문제에 더 괴로운 분들도 계시다는 걸. 다만 복직한다 했을 때 그냥 하지 말라는 투의 교감과 육아시간과 시간제 교사를 쓸 수 있냐니 중학교로 가겠냐는 교무부장을 견다는것도 참 거지 같은 일이다.

결국 늘 고민하다 보면 나는 건강히 살아서 내 손자 손녀 봐줘야지 밖에 결론이 나지 않는다. 예민해서 기관에 적응 못한 아이를 보며 내가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고. 그러다 보면 애보기 가장 좋다는 나조차 이리 힘든데 다른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까. 우리 엄마가 그랬듯 우리도 애들한테 애 하나만 낳으라 하고 나라가 소멸되려나. 오늘도 밤에 잠이 오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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