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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리 Aug 14. 2022

인생의 잭팟이 언제 터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얼마만에 쓰는 글쓰기인가


브런치로부터 알림이 왔다.

"작가님, 글이 보고 싶습니다.. 무려 60일 동안 못 보았네요ㅠ_ㅠ"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작가님 글을 못 본 지 무려.. 120일이 지났어요ㅠ_ㅠ 자가님 글이 그립네요.."

또 다른 알림이 오고야 말았다.


글 쓸 수 있는 시간을 무기력하게 흘러 보냈다. 오늘은 꼭 글 하나라도 발행해보자 마음먹고는 (오랜만에) 책상 정리를 했다. 몇 달간, 퇴근하고 책상에 앉은 적이 없었다. 침대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오늘은 그래서 그간 뇌리를 맴돌았던 잡다한 생각들을 끄적여 보려 한다.


최근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라는 책 한권을 읽었는데, 다 읽고는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었다. 고등학생, 취준생, 직장인, 작가, 주부 그리고 자영업자의 삶. 자신만의 속도로 방향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책, 서점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야기를 읽는 중간중간 잠시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주인공들의 대화 내용 중 다음의 한 구절에 꽂혀서 마치 정답을 발견한 듯 무릎을 쳤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다.'는 한 줄의 문장.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온 말이라고 한다. 평소에 방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겠고, 빨리 목표를 이루고 싶고, 최선을 다해봤는데도 그 이상으로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늘 아등바등하며 혼자 방황하고 있다.


지난 반기, 회사에서 좋은 연수 기회를 얻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적이 있다. 주말마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 연수를 들었다. 타회사 현직자 멘토로부터 '뭘 해도 될 사람'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그 정도로 성실했고, 진심을 다했다. 주관 부서 팀장님으로부터 따로 연락이 오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인사 발령 기간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바뀐 게 없었다. 능력이 부족한 건지, 아직 때가 아닌 건지, 아니면 아예 그 이상의 기회는 얻지 못하는 건지 알지 못한 채 그렇게 또 나의 소중한 노력이 그냥 노력으로 끝이 나버렸다.


그 연수 기회를 얻기까지 열심히 달려왔던 그간의 모든 노력을 뒤로하고, 그렇게 지금 방황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다.'는 책 속의 말에 꽂혔던 것 같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방황하는 거고, 방황하고 있다는 것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믿기로 했다. 




최근 김미경 강사님의 유튜브 채널을 보다 위로를 받았다. 강사님께서는 다음의 메시지를 주셨다.


"죽어라고 끝까지 해냈는데도 뭐가 안돼. 자꾸 안 풀려. 이만하면 결과가 나야 될 것 같거든. 거기 가면 그게 있었어야 되는데 없는 거예요. 이게 뭐냐면, 지금 내가 만들어 놓은 노력들이 현재는 결과로 다가오지 않지만 이것이 없어지지는 않거든요. 내가 한 모든 노력들이 어딘가에 시차를 두고 만들어져 있고, 언젠가는 만나더라는 거예요. 내 인생에서 더 나은 미래를 목격하기 위한 너그러운 마음 꼭 여러분이 가지시길 바랍니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긴 여운이 남았다. 또 다른 마음가짐과 믿음을 얻게 되었다.




강사님의 또 다른 인상 깊은 영상도 소개해 보고 싶다. 강사님은 "코로나 팬더믹 이후 현재 우리는 뭔가를 예약하는 게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시대에서 예약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미래를 예약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커리어와 수익화를 위한 공부를 설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해서 반드시 어떤 모습의 사람이 되겠다고 미래를 예약하는 것이다.  


맞는 말인 것 같다. 10월에 약 10일간의 휴가가 있는데 그때 친구와 싱가포르 여행을 갈지 고민 중에 있다. 조만간 결정은 하겠지만 불확실하기 때문에 예전만큼 섣불리 예약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예약해두고 노력해서 결과를 이루는 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좋은 방법이 맞는 것 같다. 


원하는 미래의 모습은 꿈을 이룬 순간일 것이다. 막연하지만 작가가 돼서 미래에는 김미경 강사님처럼 누군가의 인생에 스쳐 지나가더라도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강사가 되고 싶다.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게 부끄럽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잿팟이 언제 터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다.


그래서 지금 계획하고 있는 것은 8월 말에 시작되는 제10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거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쓰고 싶은지, 왜 쓰고 싶은지에 대해서 조금씩 고민해 왔다. 최근 글을 계속 발행하지는 못했지만, 메모장에 틈틈이 생각과 느낀 감정을 정리해 보곤 했다. 게으르지만 할 건 하는 사람이기에 이번 프로젝트에 꼭 공모를 해봐야겠다. 이런저런 시도가 있어야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질 테니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썼는데 기분이 좋다. 폴킴 노래 모음을 틀어놓고,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이 참 괜찮은 것 같다. 일요일에 은행 문을 여는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꾸역꾸역 일했는데, 글 하나 완성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벅차기도 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는걸로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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