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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리 Nov 21. 2022

나만의 속도로 브런치를

더뎌도 글은 계속 써낼 거다


오늘은 나의 짧고 소중한 휴가 날이다. 출근하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았다. 최근에 글을 올리지 못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것도 있다.


최근에 서울 동기를 만난 적이 있다. 동기에게 "주말이랑 휴가는 왜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 건지...안 그래?"라고 얘기했다. 동기는 내게 이렇게 말해줬다. "그럴 때는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하면 되더라." 그때는 바로 공감하지 못했는데  그 후 점차 그 말의 뜻을 알아갔다.


휴일에 아침 일찍 눈이 떴을 때 다시 잠들지 않고, 눈을 떠보았다. 유튜브를 보던, 브런치 글을 읽던, 넷플릭스를 보던 딱히 특별한 걸 하지 않더라도 괜찮았다.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도, 오후의 넉넉한 시간이 남아있었다. 하루가 알차게 느껴졌다. 동기의 그 말 덕분에 지금 글을 쓰고 있기도 하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차이가 있다.


주말과 휴일 시간이 지나치게 빨리 흘러간다고 생각한다면 아침 시간을 잘 활용해보기를 권한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킬 때까지 무슨 글을 쓸까 생각했다. 금방 뚝딱 써내려 갈 수 있는 가벼운 주제를 고민해봤다. 오늘은 지금껏 읽었던 몇 권의 책들 속에서 내게 영감을 준 글귀들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마음가짐을 다잡고 싶기도 하고, 무기력해진 나를 다시 일으켜보고 싶기도 하다.


몇 권의 책들을 골라 책상 귀퉁이에 올려놨다. 막상 책을 펴서, 줄 쳐 놓은 문장들을 다시 선별하려고 하니 뭔가 부담스러웠다. 가볍게 오전 시간에 글 하나를 완성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으르지만 쓸데없이 완벽주의 성향도 있어서 한 편의 글을 완성도 있게 쓰고 싶어 한다. 골라 놓은 책들을 살펴보고, 글귀를 남기고, 피드백을 적으려면 꽤나 정성이 들어가야 할 것 같다. 곧 있으면 외출 준비도 해야 한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귀를 기록하려던 글의 주제는 잠시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브런치 작가가 된 후 되돌이표처럼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 글을 쓰고는 싶은데 글감이나 주제가 무궁무진하지는 않다. 순간의 감정을 매일 담기에는 너무 일기 같고, 주제를 정하더라도 하나의 글로 완성시키기에는 부족함을 느낀다. 물론 핑계일 수도 있다. 마음먹고 쓴다면 쓸 수 있으니깐. 그럼에도 글을 꾸준히 쓰는 게 참 쉽지 않다. 가볍게 글을 써볼까 해도 쓰다 보면 마음이 전혀 가볍지 않다. 이왕이면 잘 쓰고 싶어서이다.


게으른데 완벽하려고 하니 참 피곤하다.


나는 카카오톡 외에는 다른 SNS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브런치에 자주 접속한다. 어떤 글이 있나 보기도 하고, 내 글에 대한 통계도 본다. 나의 글도 브런치 메인에 실릴 수 있을까를 상상해본다. 글을 부지런히 많이 는 것이 답이라는 것도 안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써야 하나 싶기도 하다. 센스 있는 제목과 주제를 정하는 데는 재능이 부족한 것 같다.



결론은 나만의 속도로 나의 브런치를 가꿔가고 싶다. 조회수나 구독자 수를 신경 안 쓸 수는 없다. 그럼에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어쨌든 누군가는 글을 읽어봐 주시고, 누군가에게 내 글이 새로운 영감을 줄지도 모른다. 대신 잘 써보고 싶은 주제가 생기면 망설임 없이 글을 써보기로 다짐한다. 글을 자주 쓰지 않으면 그것조차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나름의 노력도 필요한 게 맞다.


이렇게 또 글을 마무리 하기에는 아쉬움이 든다. 그놈의 완성도 때문이다. 더 쓰다 보면 불필요한 내용이 나올 것 같아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하루의 시작에 글 한편을 썼으니 됐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소중한 오늘 하루를 잘 보내봐야겠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하루도 무탈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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