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리 Dec 18. 2022

특갈비 인생을 살고 싶다

오랜만의 소확행이 반갑다


이번 주 평일에 엄마가 새로 찾은 집 근처의 한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소고기 집이었는데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았다. 갈비살을 시키려 했는데 메뉴에는 갈비살과 특갈비살이 있었다. 가격은 3천 원 차이였다. 특갈비살 3인분을 시켰다. 고기가 나왔는데 비주얼부터 마음에 들었다. 최근에 먹어본 고기 중에서 가장 맛있었다.


처음 가본 동네 고깃집이 단골 가게가 될 것 같다 생각하며 기분 좋게 문을 나왔다. 집으로 향하면서 엄마는 "다음에 또 오면 그때는 그냥 갈비살도 먹어보자."라고 말했다. "특갈비살이 그렇게 맛있었는데 그냥 갈비살 먹으면 왠지 그 맛이 안 날 거 같은데..."라고 나는 대답했었다.


그날 먹은 고기가 인상 깊었는지 사실 계속 생각이 났다. 그래서 어제 그 고깃집에 친구를 데리고 갔다. 또 먹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고, 친구랑 같이 먹고 싶기도 했다. 고민 없이 또 특갈비살을 주문했다. 친구도 먹으면서 맛있다고 공감해줬다. 일반 갈비살을 시켰다면 그때 느낀 그 맛을 다시 느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며 또 한 번의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그러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이 특갈비 같은 인생이면 좋겠다는 생각.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몽글몽글했다.


인생이 그런 거 같았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더 좋은 걸 경험하면 그 이하에서는 만족을 느끼기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어 한다. 삶의 질을 계속해서 높이고 싶은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일반 갈비살이 더 맛있을 수도, 가성비를 따질 수도, 별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내가 느낀 거는 이왕이면 소중한 나에게 특갈비처럼 더 좋은 것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거다. 더 좋은 걸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민 없이 나를 위해 소확행을 선물할 수 있는 그런 인생 말이다.



특갈비 인생을 살겠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그런 특별함으로 충만한 인생을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의 속도로 브런치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