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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윗 Oct 14. 2024

2달 만에 2만 팔로워가 된 소품샵의 방법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디테일한 온라인 자영업 노하우

온라인 공방을 그만두고, 돈을 벌 수 있는 것 찾았다.

그때 눈에 들어왔다. 핑크핑크하고 깜찍한 소품들로 18세들의 지갑을 털고 있는 온라인 소품샵이.


온라인 공방이 논란에 휩싸이고(이전 글 참고), 매출은 늘었지만 더 이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지친 나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평소에 팔로우해 두었던 온라인 소품샵이 눈에 들어왔다. 하루에도 몇 개씩 소품샵 컨셉에 맞춘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게시물로 올라온다. 몇 글자 적혀 있지도 않은 게시물에는 사람들이 귀엽다며 좋아요와 알티(트위터에서 타 계정의 게시물을 자신의 피드로 공유하는 것)를 미친 듯이 누른다. 강한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 그건 곧 돈벌이를 가리킨다. 그래서 그걸로 창업 아이템을 정했다.


온라인 소품샵은 대부분 중국에서 제품을 사입해 온다. 타오바오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배송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게 타 소품샵들의 문제점이었고, 더 빠른 배송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아직 소품샵이라는 개념이 익숙지 않을 만큼 온라인에서도 소품샵의 개수는 적었다. 타 소품샵들과 판매 제품이 겹칠 일이 없었기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웠다. 그래서 나는 내 소품샵의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조금 높이더라도 배송 속도를 높이기로 결정했다. 타오바오가 아닌, 그 시절 아직 유명하지 않았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제품을 사입하는 것이었다. 배송 속도는 타 업체가 3주 이상 걸리는 것에서 나는 10일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그 당시 트위터에서는 아직 소품샵의 개별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모든 제품이 공동구매로 판매되고 있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소품샵이 '10월 1주 차 공동구매 제품 리스트 구매 폼'이라는 제목의 공동구매 제품 리스트과 가격, 입금 계좌, 배송정보 입력란이 적힌 구글 폼을 올리면, 거기에 사람들이 자신이 구매하고 싶은 제품들을 선택하고 무통장 입금을 하는 방식이었다. 꽤나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이럴 거면 왜 시간을 단축시켰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한정 판매'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판매를 촉진하기 좋았다.


타 소품샵들은 이미 팔로워가 1, 2 만씩 했었다. 인기가 많은 소품샵은 5만이 넘는 것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시장 진입을 돌파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이벤트'였다. 당시 소품샵들은 매번 수요조사와 구매 폼을 올릴 때마다 제품과 설명글만 올렸다. 물론 귀여운 제품들은 사람들이 잘 반응하긴 했지만, 그 수를 나는 더 늘릴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수요조사'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이 우리 소품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곰돌이 컵을 구매하고 싶으신 분들은 알티와 하트로 수요조사에 참여해 주세요~, 참여하신 분들에 한해 2분을 추첨해서 곰돌이 컵을 보내드립니다~'라는 형식이었다. 첫 수요조사 글을 올리자마자 역시나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시 봄 시즌에 맞는 귀여운 핑크색 상품들을 잘 셀렉해 온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이벤트의 힘이 컸다. 첫 공구(공동구매의 줄임말) 제품들의 게시물 4개 만으로 이미 2,000 팔로워를 넘겼었다. 단 2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물론 하루에 1, 2개씩 수요조사 제품을 올리는데 이벤트를 그렇게 많이 열면 사업자 입장에서 금액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 장치들을 심어 놓았다. 첫 번째는, 제품 수요가 일정량 이상이어 공구가 진행된 제품에 한해서만 추첨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제품이 벌어들이는 돈이 이벤트 비용보다 많아 적자가 생기지 않는다. 두 번째는, 원가가 저렴한 제품들을 위주로 판매하는 것이다. 유통비로 얻을 수 있는 수수료는 한정적인데 캐릭터 머그컵처럼 원가가 비싼 제품들을 이벤트로 나누면 수익이 남지 않는다. 그래서 가격이 가벼운 제품들을 위주로 판매하여 이벤트 비용을 낮췄다.


그렇게 운영된 온라인 공방은 하루가 다르게 빨리 성장했다. 운영 1달 차, 첫 공구 제품들을 배송 보낼 때쯤 이미 팔로워 8,000명이 넘었다. 두 번째 공구를 마칠 때쯤에는 우유갑 모양 유리컵이 4만 알티가 되며 팔로워가 2만 명이 넘었다. 운영 2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하지만 매일 택배 포장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쯤, 얼마 안 가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풀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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