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체질의학 소설> 광명이세

밝은 빛은 병을 다스리는 우주의 에너지이다.

by 백승헌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30. 빛과 안식의 그림자


“광명이세(光明理世)는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이 아닌가요?”

“그렇다네. 이 뜻은 고조선의 건국이념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절대적이라네. 무릇 의술을 행함에 있어서도 밝은 빛으로 병을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가 있네. 실제 밝은 빛은 병을 다스리는 우주의 에너지라네.”

“사조님, 그 뜻을 넓게만 보지 말고 좁게도 한번 적용해 보라는 말씀이신지요?”

“그렇다네. 자네가 지리산에 들어온 지도 어느 듯 1년이 되었네. 그간 내가 아는 약초와 약재의 비밀을 모두 전수하였지.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네만 아는 28 체질의학의 진수인 연동과 협동, 구동, 가동의 법칙을 알려 주었네. 그것을 알면 최고의 체질침법이 되는 것일세. 그런데 그것을 배운 것으로 그치지 말고 발전시키려면 광명이세를 해야 한다는 뜻이야.”

“광명이세에 그런 뜻이 있었군요.”

“단군 의통은 홍익인간과 재세이화, 광명이세를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네. 아무리 의술이 발달해도 광명이세를 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그 뜻을 명심하고 실천에 옮기겠습니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 다시 말했다.

“자네가 앞으로 세상에 밝힐 천고비전에는 28 체질의론의 비법이 모두 들어 있다네. 그것은 동, 서의학을 통합하며 앞으로 다가올 21세기의 한민족 의학이 될 것이야. 중의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의 깊이와 신묘막측[神妙幕測)한 효과가 있을 것일세. 산의(神醫)가 되는 의술의 경지가 있을 것이네.”

“아. 그렇습니까? 저도 그 신묘막측한 의술 덕택에 병을 고칠 수 있었군요. 저는 사부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미 오래전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사상체질과 28 체질은 그 기전이 완전히 다르다네. 사상체질은 체질감별의 불확정성이 있고 체질진맥과 체질침술이 없다네. 체질 확정성이 완벽하고 체질진맥과 체질침술이 완전히 갖춰져야만 세계화할 수 있는 의학이 될 수 있다네. 자네가 그 28 체질의론을 완성할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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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렇군요. 체질진맥과 체질침술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체질은 환경과 음식, 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체질불균형이 되기 쉽네. 그런 불균형의 바이럴 상태를 체질진맥으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야. 또 체질침술은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최고의 치료술이야. 반드시 체질침술이 중요한 것이지 않겠나?”

승학은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꼈다.

중압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승학의 생각을 읽은 듯 사조님은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멀지 않아 21세기를 살아갈 사람이야. 그때는 첨단 기계와 전자 문화가 발전하는 고도의 문명사회가 될 것이야. 하지만 그 시대의 과학을 이끌어갈 원리가 한민족의 천부경과 이를 계승한 주역이네. 단군 의통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해도 원리를 알면 모두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뜻이야.”

“천부경과 주역이 21세기 문명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셨습니까? 그럴 수가 있나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를 비롯해 양자역학의 아버지 닐스 보어의 원자모델이 주역에서 나왔네. 불확정성의 원리, 카오스이론, 프렉탈구조, 컴퓨터의 원리까지 주역을 통해 발전된 것이었네. 주역의 원리는 대단한 것이네. 하나의 원리가 여러 가지 다른 과학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것이야. 그렇기 때문에 심오한 동양철학의 원리는 앞으로의 세계를 지배하는 큰 힘이 될 것일세.”

승학은 다시 한번 놀랐다. 현대의 과학적 이론들을 어느새 공부했는지가 궁금했다.

“사조님, 과학적인 분야는 언제 그렇게 폭넓게 공부를 하셨습니까?”

“자네도 부지런히 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게나. 어떤 원리나 이론이든 과학을 중심으로 해야 돼. 서구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동양철학의 원리를 이해하면 훨씬 빠르고 깊이가 있어진다네. 예를 들면, 체질침법의 원리는 프렉탈구조와 관계가 있네.”

“아. 그러신가요? 프렉탈구조가 체질침술과 어떤 관계인지가 궁금합니다.”

“프랙털이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닮은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구조를 의미하네. 인간의 체질이 바로 그러한 구조라네. 이런 특징을 자기 유사성이라고 하고 자기 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를 프랙털 구조라고 하는 것이지. 체질자체는 프렉탈 구조이기 때문에 그것을 알면 침술의 효과가 신효해지는 것이지.”

“사조님 이해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몇 달 전에 자네가 다리를 다쳤을 때 내가 손에 침을 놓은 것을 기억하지? 그게 바로 프렉탈이야. 몸이 아플 때 가운데 손가락을 놓는 것도 같은 원리이지. 상병하치, 하병상치, 좌병우치, 우병좌치가 다 그런 원리인 것이지. 나중에 천고비전을 공부하면 그 원리를 다 터득하게 될 것이야.”

“예, 알겠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원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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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하게 말했다.

“이제 자네에게 전부 다 전수했네. 나머지 공부는 자네의 사부와 단군 의통의 숨은 은재들을 만나보도록 하게. 단군 의통의 핵심인물들은 일제 때 대부분 몰살당했다네. 하지만 제자들이 명맥을 유지하며 활동을 하고 있다네. 그 이야기는 나중에 사부한테 듣게나. 지금은 그 명부를 줄 테니, 언젠가 주요 인물들과의 접촉을 하도록 하게”

그렇게 말하고 사조님은 일어나서 바깥으로 나갔다.

승학은 그의 뒤를 따랐다. 바깥은 이미 훤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어둠의 잔상이 나뭇잎 사이에 조금씩 숨어 있었다. 하지만 산새의 맑은 소리들이 정신을 맑게 씻어주는 것 같았다.

“이곳을 파보게.”

삽을 들고 앞장선 사조님이 동굴 가까이 있는 거북 바위 아래를 파보라고 했다. 승학은 삽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무릎이 빠질 정도로 팠을 때 쇳소리가 들렸다.

“이제 다 팠네. 그 쇳소리 나는 곳에 조심스레 손으로 더듬어서 철로 된 함을 들어 올리도록 하게.”

승학이 철로 된 함을 들어 올리자 그가 말했다.

“이제 이것을 가지고 동굴로 다시 가세나.”

동굴 안으로 들어갔을 때, 사조님은 철로 된 함을 열었다. 그 속에는 책이 두 권 들어 있었다. 비단으로 곱게 포장을 했으나 고색이 찬연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 책을 내려놓고 말했다.

“내가 70년 동안, 고이 간직한 단군 의통의 원리가 담긴 책이야. 또 이 한 권은 초대 보국회의 간부들이 손수 작성한 보국회 회원들의 명단이야. 그들은 대부분 수선제에서 알고 있지만 누락된 부분은 후손들을 찾아서 연결하도록 해라. 이 서책들은 네가 간직하여야 할 소중한 보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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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학은 일어나서 크게 절하고 그 책을 받았다.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했느니라. 자네는 오늘이 지나면 여기를 하산하도록 해라. 청학동을 지나지 말고 내가 그려주는 지도를 보고 먼 길을 가야 하느니라. 청학동에도 이미 밀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촌장은 믿을 만하지만, 청학동을 오가는 사람들 중에 일진회의 잔재가 숨어 있다는 것이야. 그들은 내게서는 무엇을 얻지 못할 것을 알고 있지.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찾아오면 틀림없이 뒤를 밟고 단군 의통의 보물을 뺏으려고 할 것이야.”

승학은 보이지 않는 마수가 생각이 나서 물어보았다.

“사조님, 사부님이나 사숙님도 늘 경계를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일진회가 아직도 활동을 하고 있나요?”

“당연하지, 그들은 최악의 친일집단으로 아직도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네. 그들뿐 아니라, 북한이나 중국, 미국의 다국적 제약기업 들도 단군 의통을 뺏으려고 오래전부터 은밀히 조사를 하고 있다네. 21세기 생명공학이나 제약산업을 위해서 단군 의통의 비법은 절대적인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네.”

그는 잠시 차를 한잔 마신 후 후에 다시 말했다.

“자네는 이제 돌아가면 당분간은 평범한 사람이 되어야 하네.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사서삼경과 천문, 지리, 명리까지 다 공부하여야 하네. 그 공부를 기본적으로 하고 나서 금정산의 자궁혈을 찾아서 천고비전을 깊이 있게 연구하게나. 앞으로 나는 찾지 말게나. 언젠가 자네가 준비가 되면 홀연히 내가 자네 앞에 나타날 것이야.”

“예 알겠습니다.”

그 얘기를 끝으로 사조님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초연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승학은 그날 하루를 더 지내고 그다음 날 사조님에게 큰절을 하였다. 승학은 고개를 숙이고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지를 못했다. 하해와 같은 가르침이 가슴속 가득히 파장을 일으키고 있었다.

“사나이는 어떤 경우에도 눈물을 흘리면 안 되네. 일어나게. 내가 자네에게 심법을 전한 것은 그 영혼에 파장을 불러일으켰음을 의미하네. 자네에게 나는 심법을 전했네. 이제 자네의 세상으로 가서 천명을 지키시게나.”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눈을 감고 좌정에 들었다.

승학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바깥은 제법 차가운 날씨였다. 온 산에 단풍이 들어 화사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승학은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승학의 깊고 아득한 기억과 생각은 그쯤에서 멈췄다.

사조님과 헤어진 지도 벌써 8년이 흘렀다. 승학은 금정산의 자궁혈 안으로 들어가서 그간의 생각들을 떠올리며 갈무리했다. 이제 두 번째 비밀의 문을 찾아 걸어가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더불어 힘이 느껴졌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승학의 가슴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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