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사는 나무에 생명의 비밀이 있다.
<이 글은 28 체질의학의 발견과 연구, 의통의 전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민족 고유의 의통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천고의 비법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환단고기에서 동의수세보원에 이르기까지의 한민족 의통이 21세기에 세계 최고의 의학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힌다. 각종 역병과 괴질, 난치병과 불치병을 고칠 수 있는 '의통과 해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을 찾는 사람이 천하를 구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현될 것인가? 이 소설은 그 의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질 것이다.>
29. 뭇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깨우침의 길
“제가 있는 세상에서 깨우쳐서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재세이화인가요?”
“그렇다네. 가르침으로 세상을 깨우쳐야만 변화하게 할 수 있고 병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이야.”
승학은 재세이화의 뜻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홍익인간과 재세이화는 많이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단군 의통에서 중요한 개념임을 새롭게 깨달았다.
“사조님,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재세(在世)는 네가 사는 세상을 뜻하네. 그리고 이(理)는 천리로 가르쳐 깨어나게 함을 말함이야. 또 화(化)는 변화되어 완성됨을 의미하지. 이것은 내적인 밝음을 주고 깨우침을 줄 때 뭇 생명은 존속된다는 것이야. 그렇지 않고 어둠에 싾이면 죽음으로 간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네.”
“재새이화란 뭇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깨우침의 길이라는 뜻인가요?”
“바로 보았네. 재새이화는 위대한 한민족의 정신철학일세. 자네는 이 가르침을 세상의 병을 치료하도록 깊이 가슴에 새기고 연구해야 할 것이야.”
초저녁부터 시작한 얘기가 길어지며 새벽이 오고 있었다.
승학은 신경을 집중해서 그 모든 가르침으로 새기고 있었다. 사조님은 그 오랜 얘기에도 기력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꼿꼿이 허리를 세워 정좌를 하고 초롱초롱한 맑은 눈빛으로 승학을 지켜보고 있었다. 승학은 사조님이 피곤하실까 봐 걱정이 되어 말했다.
“사조님, 괜찮으신가요?”
“자네는 여기 뱀사골 끝에 있는 와운 마을의 천년 소나무를 보았는가? 천년 소나무는 백 년 된 소나무보다 더 젊고 건강하다네. 왜 그런지 아는가?”
“저도 그 천년 소나무를 보았지만 정말 젊고 건강하더군요. 왜 그런가요?”
“그건 나무는 뿌리를 땅에 깊이 내려 기운을 얻기 때문에 오래된 나무일수록 더욱 건강하고 젊다네. 또 가지와 줄기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려 하늘 기운을 받아 푸르다네. 인간도 나무처럼 건강하고 싱싱하게 살려면 나무의 기운을 섭취하면 되는 것이야. 나무의 기운을 얻는 방법이 양생술이고 진정한 체질한약의 원리일세. 약초는 풀이지만 나무는 천년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네.”
“그러한 원리가 있었군요. 그러면 오핵환이나 청혈환, 뇌청환 등 사조님이 제게 주신 특효제는 모두 나무의 기운이 함유되어 있나요?”
“그렇다네. 오늘 내가 그 특효제를 주었기 때문에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둘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야. 자네도 실제 조금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야. 나도 자네처럼 조금도 피곤하지 않다네.”
승학은 자신의 상태를 느껴보았다. 정말 그랬다. 피로감이 전혀 없고 머리가 맑으며 온몸에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승학이 아픈 이후로 밤 12를 넘겨본 적이 없었다.
나무의 기운이 승학의 뼈와 근육, 혈관으로 가득 차서 순환하는 느낌이 들었다. 승학은 너무나 신기해서 사조님을 보며 말했다.
“사조님, 정말 그렇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요?”
“내가 자네에게 나무의 기운을 몸소 체험하게 하려고 밤을 자지 않은 것이야. 앞으로 3일 밤낮을 자지 않아도 피로감이 없을 것일세.”
“정말 신기합니다. 제가 알았던 약초와 나무의 기운이 어떻게 다른가요?”
“보통의 약초는 특정 질환에 효과가 있다네. 하지만 1년 초를 먹으면서 기운을 강화할 수는 없지 않은가. 천년을 사는 나무의 기운과는 비교도 될 수 없지 않은가? 그래서 체질 특효제는 약초를 거의 처방하지 않고 주로 나무의 기운을 사용하네. 약초는 풀이고 약재는 나무로 된 것이라네.”
듣고 보니 새로운 사실이었다. 승학은 사조님의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신비하기만 했다.
승학은 사조님이 목이 마를까 싶어 솔잎차를 준비했다.
새벽의 찬바람이 동굴 벽사이로 조금씩 새어 들어오는 것 같았다. 약간의 한기도 느껴졌다. 승학은 자신의 몸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났을 때 사조님은 자리에 없었다.
승학은 동굴 밖으로 나가서 사조님을 찾았다. 그는 절벽 위의 바위 위에 앉아 좌정하고 있었다. 까닥 졸다가 떨어지면 생명이 위태로운 높은 곳이었다.
승학은 그곳까지 올라갔다. 그는 승학이 가까이 왔을 때 돌아보며 말했다.
“젊은 사람이 무슨 그리 잠이 많은가? 인간은 밤을 새워 잠깐 눈을 붙이더라도 일출 전에는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네. 그래야 태양의 양기를 받을 수 있다네, 태양이 뜨기 전에 일어나고 태양이 질 때 일을 마무리하는 습관을 들이시게나. 그것이 의도를 가야 할 사람의 마땅한 자세야.”승학은 속으로 부끄러움을 느꼈다. 승학이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을 때 해가 뜨 있었기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절대 태양보다 늦게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승학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오늘부터 자네는 지리산 계속 곳곳을 다니며 약초와 약재 공부를 해야 할 것이야. 여기는 천년을 사는 소나무와 향나무도 있지만 오천 년을 사는 신비한 약초도 있네. 그 약초와 약재 중에서 불치병과 난치병을 고치는 것을 내가 알려 줄 것이네. 앞으로 2010년대가 오면 각종 병란과 괴질이 돌 것이네. 그때 한국의 체질의학이 세계의 병든 이를 고칠 특효제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사조님, 지금은 평화시대인 것 같은데요. 2010년 대 이후 정말 전쟁과 전염병이나 불치병이 많이 나타날까요? 현시대로 보아서는 예측이 잘 안 됩니다.”
“나의 사부 청허선사님이 미리 예언을 하신 것이야. 사부님의 예언은 빗나간 적이 없다네.”
“아. 그러신가요? 정말 놀랍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예언을 하실 수가 있는 것인가요?”
“우리가 사는 삼차원의 세계에서 의식의 수준을 높이면 사차원을 넘나들게 될 수가 있다네, 그렇게 되면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수가 있다네, 예를 들면, 제마 사제가 나의 사후 100년 후면 세계는 사상체질로 귀일 하리라는 예언도 그렇네. 그 실제적인 의미는 그 시절이 되면 서양의학과 체질의학의 통합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예측한 것일세. 전통 한의학은 통합이 안 되지만 체질의학은 통합할 수가 있기 때문이네.”
“어떻게 서양의학과 체질의학을 통합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앞으로 현대과학이 크게 발달하면 두뇌생리학과 해부학, 신경생리학, 내분비학 등이 아주 발달하게 될 것이야. 그리되면 체질의학이 그 모든 이론을 통합해서 완전한 의학체계를 이룬 다는 것이지.”
“사상체질은 그러한 통합이 되지 않나요?”
“당연히 통합이 안 되는 이론이야. 사상체질에는 두뇌생리학에 대한 이론이 없고 췌장이나 자궁, 전립선, 등의 해부학적 장기나 기관이 없다네. 통합이 될 수가 없지. 하지만 28 체질의론에는 그 모든 해부학이 서양의학과 일치한다네. 당연히 통합이 될 수 있는 것이지.”
승학은 그의 말을 들으며 내심으로 크게 놀랐다.
서양의학이나 과학에도 해박한 지식을 지녔다는 것이 놀라웠다. 단군 의통의 깊이와 넓이가 상상이 안 되었다. 동, 서양의 모든 지식과 지혜가 통합되고 하나로 모아지는 원리가 있는 것이 느껴졌다. 천부경이 모든 우주와 세상의 원리를 함축하고 있듯, 단군 의통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