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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헌 Jan 10. 2024

6. 침향과 포박자의 신선술

신선술은 수명장수와 안티에이징의 비법이다.

 “신선술이 불로장생을 위한 것이 맞나요?”

40대 초반의 남성이 궁금한 듯 질문을 했다.

“예 맞습니다. 신선술은 중국의 전통사상으로 불로장생을 주장합니다. 그 사상을 기록한 것이  <포박자(抱朴子)>와 <태평경>이라는 책입니다.”

“포박자를 보면 그런 내용이 있나요?”

“예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포박자는 4세기 초(317, 건무建武 원년)에 晋나라 사대부 갈홍(283-343?)의 저서입니다. 그는 전국시대 이래로 내려오던 신선사상을 집대성해서 그 책을 집필했습니다. 신선술에 대한 이론적 체계를 마련한 최초의 책입니다.”

그는 흥미가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책을 읽어보셨는가요?”

“물론입니다. 한국에서 1989년 초판 번역본이 나왔을 때 구입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습니다. 불로장생을 연구한다면 필독서입니다.”

“그 책의 내용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 책의 내용 이전에 갈홍의 수행과정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는 금단과 둔갑술 등의 신선이 되는 비법을 직접 전수받았다고 합니다. 다양한 학문분야에도 교양을 갖추고 중국의 강남지역을 주유하며 배움과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여러 방사들의 책들을 정리하고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흡수 소화하여 신선사상을 체계화했다고 합니다.”



그가 더욱더 궁금한 듯한 표정으로 다시 질문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포박자를 집필했다는 것이지요?”

“맞습니다. 그는 책에서 불로장생의 비법인 선법(仙法)을 제시하고 우주의 본체와 인간의 본질 등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설파하는 도교적 합리성이나 한의학적 관점, 그 시대의 불로장생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의 사유도 그 시대적 산물로서 미신적 요소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흥미롭습니다. 어떤 점이 그런가요?”

“당시 중국의 전국시대 이후 세상이 어지럽고 많은 전쟁과 질병 때문에 신선사상 중심의 도교전통이 성했습니다. 4세기 초의 문화적 한계가 책에 보면 많이 나타납니다. 특히 무속풍습의 영향이 남아 있는 남방을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격(巫覡)이나 방사(方士)들에 의해 무의방술(巫儀方術) 등이 민간에 펴져 있던 관계로 무속적 영향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런 내용들이 책에 들어 있나요?”

"당연히 그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솔직하게 그에게 말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국의 3대 문화를 잘 신뢰하지 않습니다. 전통무협과 무술, 중국의 전쟁사인 삼국지나 수호지 등입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정도로 픽션세계(상상적 허구)의 스토리가 많습니다. 논픽션(사실적 현상)이 거의 없는 허구 맹랑한 영화와 소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삼국지의 적벽대전의 조조수군 100만 명 같은 것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입니다. 적벽의 강은 한강보다 좁은 강이라서 그런 설정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인 특유의 과장이 너무나 많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 그것은 저도 일부 동감합니다. 중국무술은 어떤 점이 그런가요?”

“중국 무술은 쉬 샤오동의 유튜브를 보면 바로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UFC에서 중국무술이 한 번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수많은 무협과 무술영화, 무협소설 등이 모두 가짜였다는 거죠. 물론 할리우드나 발리우드 영화를 보면 과장이 많지만 중국의 무술만큼은 아닙니다.”

“갈홍의 포박자 역시 그러한 선상에서 보신다는 뜻인가요?”

“그렇습니다. 불로장생의 약, 신선들이 살고 있는 봉래산과 곤륜산과 같은 선인(仙人)의 세계(산악신앙), 양생술과 방중술 등이 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포박자에서 도움이 될 내용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전체적인 내용은 중국 남방의 무속과 고대중국의 의학·과학의 요소를 계승하여 체계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지나친 신비주의나 기이한 방술의 요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장생불사의 방법을 추구한다는 점에는 대단한 의의가 있습니다. 그 점은 연령역행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에게 도움이 될 내용은 있나요?”

“포박자의 저자 갈홍은 당시의 전통을 모두 직접 체험해 본 후에 체계적으로 이런 전통을 이론화하였습니다. 그 자체가 대단한 겁니다. 그러한 연구의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후세의 한의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장생술이 계승되어 발전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연구하는 연령역행도 그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그는 이해를 했다.

나는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에서 4세기의 문화와 과학의 수준과 21세기의 문화를 설명했다.

그는 대체적으로 이해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4세기의 중국문화만으로 진실을 논할 수는 없다. 건강에 관한 정보와 지식은 당대 최고 수준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체질의학의 잠재의식과 무의식 신경구조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었다. 모든 체질적 조건들이 모여 인간의 생체에너지를 설명할 수 있을 때, 불로장생이나 연령역행을 논할 수 있다.

그는 연령역행의 과학성과 포박자의 한계를 이해했다.



한의학에서는 장생술에 대한 전통이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되고 있다. 

포박자에 실려 있는 한약재에 대한 구분이나 불로장생의 처방들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포박자에 나와 있는 약재로 처방을 심도 깊게 연구해 보았다. 심지어 특효제를 만들어서 복용하며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좋은 자료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침향을 가미하여 기를 내리고 기혈을 뚫으면 효과가 배가 했다. 

약방의 감초보다 체질적 불균형이 심각하면 침향이 훨씬 더 효과적인 구원투수였다.  

침향의 효과는 찬 기운을 위로 올리고 더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 온몸의 순환을 도와 기혈이 잘 통하게 하기 때문이다. 체질적으로 어딘가에 막힌 것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한 것이다.

그러나 침향의 문제는 수많은 침향이 모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항상 진위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침향 진품 유무를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이 없다면 자칫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우는 향으로서 침향은 약재로 사용이 맞지 않다. 생명을 살리는 침향은 전문가의 안목으로만 식별이 될 수 있다. 침향에 대한 올바른 접근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점에 있다.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침향을 감별했고 특이한 향과 효능을 확인한 바 있다. 베트남에서 거주한다는 것은 침향의 본산에서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포박자의 불로장생의 사상이나 체질의학의 연령역행은 매우 유사한 개념이다. 

차이가 있다면 포박자를 쓴 4세기와 21세기의 현격한 과학과 문화의 수준이다. 

기본 개념은 유사하다고 해도 수 천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인류의 과학과 문화는 혁신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므로 21세기 체질의학의 연령역행은 최첨단 과학적 데이터와 한의학의 임상경험기록, 체질의학의 연구 등을 통섭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이론은 그 시대의 산물이며 다른 문화교류를 통해 발전을 한다. 

예를 들면, 최신 과학지에 발표된 새로운 이론이나 현대의학의 임상데이터나 새로운 연구물 등도 관계가 깊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논문은 정교해지고 검증은 치밀해진다. 대략적인 개요만으로 자기의 주장을 관철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철저한 논거와 증명으로만 논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21세기 연령역행의 이론은 전통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다. 

현대의 첨단이론이나 발견까지도 모두 포함한 연구의 혁신이어야 한다. 단순한 연구로는 연령역행이라는 거대한 불모지의 영역을 개척할 수가 없다. 셀 수 없는 다양한 논문들과 이론적 토대, 과학적 사실을 모두 메타 분석해야 하며 획기적인 발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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