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무엇을 기준으로 결단을 할까?

괘상주역에서의 결단원리와 체질별 선택방식은 다르다.

by 백승헌
photo-1625662171040-8d196a082232?ixlib=rb-4.1.0&ixid=M3wxMjA3fDB8MHxzZWFyY2h8Mnx8JUVBJUIyJUIwJUVCJThCJUE4fGVufDB8fDB8fHww&fm=jpg&q=60&w=3000

이 주먹으로 괘상을 알 수 있을까? 누군가 이 이미지 하나로도 작괘를 해서 결단을 내릴 수 있다.


모든 선택은 ‘결단’의 순간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한다. 그러나 ‘선택’이란 단어 뒤에는 언제나 ‘결단’이란 그림자가 따라붙는다. 우리는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두 가지 힘이 싸운다. 하나는 이성의 계산이고, 다른 하나는 직관의 외침이다. 주역(周易)은 이러한 인간의 내면 갈등을 ‘괘상(卦象)’이라는 상징 언어로 표현한다. 괘상은 단순한 점괘가 아니라,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언제 결단해야 하는가’, ‘어떤 선택이 자연스러운가’를 알려주는 지혜의 지도다. 체질의학에서도 이 문제를 다르게 해석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생리적 반응과 심리적 경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도 결단의 방식이 달라진다. 어떤 체질은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고 후회하지 않지만, 어떤 체질은 수없이 고민하다가 기회를 놓친다. 결국 ‘결단’과 ‘직관’, 그리고 ‘선택’은 주역의 괘상과 체질의 조화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괘상이 말하는 ‘결단’의 원리

주역의 64괘 중에서 결단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택천괘(澤天夬)이다. 괘명에서 ‘쾌(夬)’란 결단할 쾌, 즉 ‘도려내다’라는 뜻을 가진다. 천(天) 위에 택(澤)이 놓인 형상으로, 하늘의 뜻을 받들어 과감히 결단을 내리는 시점을 상징한다. 이는 단순한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때를 알고 행동하는 지혜를 뜻한다. 쾌괘의 요지는 “때가 무르익었을 때는 머뭇거리지 말라”이다. 하지만 주역은 동시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을 경계한다. 결단은 빠름이 능사가 아니라, 변화의 시점에 맞는 조화로운 행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물을 주고, 가을에 수확하듯이, 결단에도 그 시기의 ‘때(時)’가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의 CEO가 신사업 진출을 결정할 때를 생각해보자. 너무 일찍 뛰어들면 시장이 준비되지 않아 실패하고, 너무 늦으면 경쟁자에게 기회를 빼앗긴다. 주역의 결단 원리는 바로 ‘때를 읽는 안목’—즉, 천시(天時)에 따른 선택의 균형이다.


직관은 우연이 아니라 ‘기운의 감지’이다

많은 사람이 선택의 순간에 “이상하게 이 방향이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을 경험한다. 주역에서는 이를 ‘감(感)’이라 부른다. 이는 단순한 감정의 발로가 아니라, 내면의 기운이 외부의 흐름과 교감할 때 생기는 반응이다. 감괘(咸卦)는 바로 이 직관의 근원을 보여준다. 감괘는 산(山) 아래에 택(澤)이 있는 형상으로, 위와 아래가 서로 감응(感應)한다는 뜻이다. 사람의 직관은 논리보다 빠르고, 때로는 수천 년의 생명 기억에서 오는 자연의 신호다. 체질의학적으로 보면 직관은 신체의 ‘기혈 순환 상태’와 밀접하다. 태양인처럼 간기(肝氣)가 강한 사람은 결단 시 즉각적인 판단력이 발휘되지만, 태음인은 비기(脾氣)의 완만한 흐름 때문에 직관이 늦게 올라온다. 소양인은 직관이 번뜩이지만 감정이 섞이기 쉽고, 소음인은 신중하지만 지나치게 분석하다 기운을 놓칠 때가 있다. 결국 ‘직관’이란 체질별로 표현되는 감응의 방식이다. 어느 체질이든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운이 안정된 상태에서 나온 감각만이 진정한 ‘결단의 직관’이라는 점이다.

체질별 선택의 패턴과 결단방식은 다르다


태양인 – 결단의 직화(直火)
태양인은 새로운 것을 개척하려는 본성이 강하다. 한 번 결심하면 뒤돌아보지 않으며, 직관이 곧 행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불의 기운이 과하면 성급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쾌괘의 경고처럼, “때를 알지 못한 결단은 재앙을 부른다.” 태양인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태음인 – 숙고의 결단
태음인은 깊은 생각과 계획을 중시한다. 결정을 내리기 전 충분한 검토를 거치며, 신중한 선택을 선호한다. 하지만 때로는 과도한 분석으로 시기를 놓친다. 주역의 **임괘(臨卦)**처럼 ‘큰 흐름이 임박했을 때 움직이라’는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결단의 힘은 ‘준비된 신중함’에서 나온다.

소양인 – 직관의 번개
소양인은 즉흥적인 감각이 예리하다. 감괘의 감응처럼 순간적으로 진실을 꿰뚫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감정이 앞서면 선택의 방향이 흔들린다. 이들에게는 잠시 멈춤의 ‘정(靜)’이 필요하다. 직관은 번뜩임 이전에 고요에서 비롯된다.

소음인 – 내면의 확신
소음인은 타인의 의견보다 자신의 내적 감정을 중시한다. 그러나 자신감이 부족하면 결단이 흔들린다. 이들에게 주역의 **건괘(乾卦)**는 좋은 지침이 된다. “군자는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한다(君子以自強不息).” 즉, 결단은 확신에서 자란다.


괘상주역 임상사례

필자는 중요한 결단은 반드시 괘상주역으로 한다. 그 이유는 나의 개인적 생각이 아닌 객관적 관점을 지니기 위함이다. 주역은 원전과 괘상의 엄격한 객관성을 유지하면 예측학이 된다. 그러나 사주명리학이나 관상, 운명학, 타로 등은 점술이다. 그 이유는 주관적 요소가 많아지면 점술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괘상주역은 객관성 확보가 매우 쉽다.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결단을 어찌 혼자 생각으로 할 수 있겠는가.


괘상주역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괘상주역을 보았다. 괘상은 천화동인이었고 변괘는 5효로 이위화였다. 이는 함께 가는 사람들, 협력, 그룹을 짓기에 매우 좋고 결과적으로 활활타는 불의 이위와가 나와 문명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의미가 있다. 결과적으로 괘상주역 강의는 매우 좋았다. 수강생들의 열정과 의지도 뚜렷했고 나 역시 오랫만에 강의를 해서 보람과 행복을 느꼈다. 결단은 그런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결단이라도 마찬가지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천명을 기다리는 것, 그것이 괘상주역의 결단이다.


선택의 순간엔 자신을 읽는 것이 첫걸음이다

주역은 인간의 선택을 단순한 ‘운명’으로 보지 않는다. 변화의 시점에서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괘의 흐름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체질의학도 같은 진리를 말한다. 체질을 알면, 어떤 방식으로 결단해야 하는지가 보인다. 결국 결단은 외부의 상황보다 내부의 기운이 결정하는 행위이다. 직관은 하늘의 신호가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가 우주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순간의 감응이다. 어떤 체질이든, 마음이 고요하고 몸의 기운이 안정된 상태에서 내린 선택은 반드시 ‘때’와 맞닿는다. 오늘 당신이 내릴 결단이 두렵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자신에게 물어보라. “지금 이 선택은 나의 기운과 조화로운가?” 그 한마디가 바로 주역의 쾌괘가 말하는 결단의 핵심이며, 체질의학이 말하는 건강한 선택의 시작이다.

keyword
이전 07화7. 몸과 운명의 전환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