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 구름, 바다 향기.

by 제 이

오랜만에 일찍 퇴근을 한 하루였다. 항상 해가 지고 어두워져 있던 하늘 위로 노을이 예쁘장하게 색을 띠고 있었다. 노을 사이로 보이는 솜사탕 구름에 하루에 힘들었던 마음이 힐링이 되었다.


중학생 시절, 마음이 많이 공허하고 답답했다. 항상 해가 지고 어두워져 있던 하늘 위로 노을이 예쁘장하게 색을 띠고 있었다. 노을 사이로 보이는 솜사탕 구름에 하루에 힘들었던 마음이 구름 너머로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당시에는 틈이 나는 대로 해변가를 걸었다. 살고 있던 지역이 어촌지역이다 보니 집에서 10분 거리에 곧바로 해변가가 펼쳐졌다. 해가 동틀 무렵에 찾아간 해변가는 짭조름한 바다향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한 바퀴를 쭉 돌고 나서 돌계단에 앉아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고는 했다.


분홍빛과 주황빛의 사이의 빛이 가득 하늘 위를 채우면 둥실 거리던 구름이 꼭 솜사탕으로 변했다. 자꾸만 흩어지는 솜사탕 구름이 아쉬워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눈이 시리게 해가 떴을 즈음 구름은 사라지고 그 대신 하늘빛 하늘이 도화지처럼 펼쳐졌다.


구름이 다 지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집으로 향했다. 내일은 또 어떤 구름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 잔뜩 기대를 하면서 학교에 가고는 했었다.


성인이 되고 난 이후로 해변가를 못 걸어 본 지 오래되었다. 직장생활에 바빴고, 주말에는 밀렸던 잠을 몰아서 자야 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시내로 이사를 하고 나서 이제는 해변가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30분 이상을 가야 해서 그런지 더 찾아가기가 어려워졌다.


오랜만에 생각도 못한 솜사탕 구름을 바라보고 있자니 짭조름한 향기가 가득하던 그날의 솜사탕구름이 문득 생각이 난다. 퐁실퐁실한 구름 위로 부는 바람에 추억이 바람이 되어 기억 속에 살랑거렸다. 오늘 하루의 일들이 피곤하고 지치게 만들었지만 예쁜 기억의 한 장면으로 이내 또 미소를 머금어 본다.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은 각박하고 머리가 아파오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안다. 행복은 남들이 하는 말이 아닌 좋은 기억의 순간이 떠오를 때에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오늘을 살아가며 알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하늘 위 떠다니는 솜사탕 구름을 보면 그날의 바다의 향기와 예쁜 색을 지닌 솜사탕구름과 또 하늘빛 하늘이 떠오를 것이다.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작은 기억이지만 그 좋은 기억으로 인해서 웃을 수 있는 오늘이 나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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