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노랫말의 주인공인
거위가 꿈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다고만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때의
나는 꿈을 꾸고 있었고,
세상을 알지 못하는
우물 속에 살던
시골소녀였기 때문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언젠가 나도
저 거위처럼
저렇게 꿈을 찾아
자유롭게 날 거라고
가족들이건
다른 사람이건
눈치 보지 않고
난 잘할 거라고
꼭 잘 될 거라고
생각했던
산타가 있다고 믿던
지금보다 더 순진했던
시절이 있었다.
근데 참 다들 그렇겠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만큼
무너진 꿈은
돌이킬 수가 없고
현실과 타협하면서
마음 깊숙이
자물쇠를 걸고
내려놓는다.
5년간 쌓아온 꿈이
부서지고
아이들을 돌보는
새로운 꿈이 다시 생기기까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죽고 싶었던 마음을
매번 참아내고
살자고 쉴 새 없이 되뇌고
사랑하는 부모님을
욕하는 상사한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그날에
무너지기도 했다.
그 순간에는
대학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부족함 없이 용돈을 받고
여행을 가는 게
나랑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부러웠다.
시간이 지났다.
부러움 끝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새로운 꿈을 찾았다.
"제이야, 네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고?"
집에 있으면
칼을 들고 손목을 그을 것 같아서
거리를 걸으면
차도에 몸을 던질 것 같아서
살고 싶어서 홈플러스를
뱅글뱅글 돌며
디퓨져를 고르던 내게
뜬금없이 전화를 하신
목사님께서 물어보셨다.
그리고 난 그 질문에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아이들과 뛰놀고 싶었다.
같이 공부도 하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고민도 들어주고
걱정도 해주면서
그냥. 그게 가장 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그날 이후로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서툴기도 하고
배워갈 것도 많았고
서류일들은 늘 밀려있었지만
그 어떤 순간보다 행복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벽을 겨우 넘은 듯했다.
그래서 이 일을 평생 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근데
계속 벽이 있다
넘고, 오르고, 구르고....
계속계속 벽이 있다.
이를 악물고 버티고
체념해서 허공을 보기도 하고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벽이 끝이 없다.
그래서 다들 내게
쉬어도 된다고 한다.
눈치 보지 말고
너무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기대도 된다고 좀 어떠냐고.
그래서 조금만 놓고자 했다
근데 놓으려는 나를 설득한다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그건 아니라고 말한다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결국은 알아서 하라 그런다.
지긋지긋 해
전부 다 지긋지긋
지겨울 법도 하다
좀 쉬고 싶다
그냥 딱 한 달만
아니.. 딱 일주일이라도
좋으니까 이 압박이 가득한
모순적인 오늘을 쉬고 싶다
그냥 나 좀 내버려 뒀으면
숨을 좀 쉬었으면...
1년 전에 원치 않게
승진했을 때
울곳이 없어서
배부른 소리 한다고
욕을 먹을까 봐
꾹 참다가
터질 것 같아서
혼코노에 가서
저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터졌던 것 같다
꿈을 꾸는 내게
현실은 가혹하다
이제 나이를 먹어가서
어떻게 보면
좋은 스펙을 쌓고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는 건 그저 그렇다
더 짊어질 게 많고
더 포용할 범위가 높다
이즌이 가 올렸던
'신은 공평해야 하니까'
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하나님은 나를
엄청 사랑하시지
그래서 내게 이런 기회를
주고 성장시키시는 거겠지
누구보다 공평하신 분이신걸
알지만
누구보다 내 심정을 아시지만
인생이라는 이 길 속에서
스스로 나아가도록
지켜보신다는 것도 알지만
가끔은 외롭다
아니 사실 매일이 외롭다
허우적거리는 날갯짓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면
마침내 그 끝이
올 거지만
너무 길다
이 이상 더 일을 하기에
내가 너무 버겁다
힘을 빼자
적당히 하자
근데..
왜 일은 계속되지?
일은 왜 끝이 없지?
난 왜 사서 고생이지?
이 꿈의 끝은 뭘까?
생각이 끝나지 않아 어지럽다
진짜 너무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