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가 봐

by 제 이

불현듯 어제의 나를

기억하자니

나는 또 후회와 함께

나에게 '똥 멍청이!'를 외쳤다.


그냥 하루의 고단함을

풀고자 가볍게 마신

보리음료가 사람을

참 솔직하게 만드나 보다.


사실은 맨 정신으로

오랜만에 보는

내 사람들이랑

소통하고 싶었을 뿐이다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친구랑 잘 놀다가 헤어졌고

당신들이 그리웠다


그런 거 말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차리리 완벽하게

취했더라면 바로 뻗었을 텐데

애매하면 급격히 눈이 말똥 해진다


그러면 누군가랑 이야기가

하고 싶어진다.


편안한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진다.


그렇다고 현생의 사람들을

찾진 않는다


본능이라는 게

아주 우습다


아마도 현생의

사람들에게는

나라는 사람의

보이는 모습이

여기서랑은 다르니까


그래서 더 흐트러진

내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다.


그리고 그건...

그만큼 편안해서겠지?

뭔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편안한 사람이 좋다


굳이 내가 내 모습을

숨기지 않고

다 보여 줄 수 있는 사람 말이다.


그래서일까?

현생에서는 죽어도

하지 못하던


칭얼거림이라던가

서운해하는 거라던가

바보 같거

내 맘대로 하겠다는

잼민이 가 되거나

사랑을 남발하며 고백을 한다던가...


절대 보이지 않는

솔직한 모습을

드러낼 만큼 당신들이

편안해졌나 보


그냥 지금 드는 생각은 없긴 한데...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

이런 똥 멍청한 모습도

결국 나라는 사람이니까


그런 내 모습을 듣고

봐주고

잔소리도 하고

그러는 당신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맙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고


하 정말이지

나만큼 어려운 사람이 있을까?


암튼.. 망가진 나를

귀엽다고 말하는 당신들...


참 귀하다.


하나 둘 떠나보내는

인연들을 뒤로하고

곁을 찾아와 주는

당신이라는 존재가


나한테는 참 위로가 되고

그래서 나는

당신과 있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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