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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행기
춘천 드름산 산행
by
세온
Dec 15. 2022
"이번에는 어디야?"
계획은 남편이 세운다. 어디로 갈 지 한 달 전부터 정해놓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처럼 어딜가나 비슷한 느낌의 계절에는 걷기길도 산도 미리 정하기가 어렵다.
"춘천인데, 산행이야."
춘천의 산이라고는 삼악산 밖에 모르는데, 삼악산이 아닌 좀더 쉬운 산이라고 한다. '악'자가 들어간 산은 악! 소리 나도록 힘들다고 하는데, 더구나 삼악산은 경사가 급하고 험하다고 해서 갈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지금도 주변의 가족이나 지인들은 등산 그만하라고 말린다. 나이가 있는 만큼 걱정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도 슬슬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산이 많아지고 있는데, 앞으로 2년 정도까지는 그래도 중급 정도의 산행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 그만큼 하나 하나 산행 때마다 아깝고 귀한 시간임을 느끼고 즐기고 있다.
드름산은 삼악산과 의암호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는 산이다. 높이는 357.4 m 정도로 낮은 산이고 삼악산보다는 힘들지 않을 거라고 한다. 다만 초입에 경사가 급하다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시킨다.
의암댐 부근에 있는 카페, 음식점 앞 주차장에 주차한 다음, 의암호 길을 걸었다. 다산길 3구간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길, 다산 정약용 선생이 태어난 곳에도 다산길 이름이 붙었는데, 이곳은 다산이 여행한 곳이라고 한다. 정식 이름은 의암호 다산길이다. 다산이 지은 두 권의 책을 바탕으로 춘천 답사길을 정리한 것인데, 총 8코스로 조성되어있다.
의암호 건너편 삼악산이 보인다.
의암호를 따라 조성된 다산길 3구간을 조금 걸으면 의암호 인어상을 만난다. 예전에는 이곳을 춘천 물레길이라고 했다. 몇년 전에 의암호를 따라 물레길 3구간을 걸은 적이 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드름산 등산로가 있다. 등산로 입구에 차를 댈 만한 곳이 있긴 했지만 경사면이라, 의암댐에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놓고 오길 잘 했다싶다.
드름산 정상을 거쳐 대우아파트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거친 바위가 쏟아지듯 흩어져 있다. 옛날 옛적 어느 시대에 암석이 많은 산의 일부가 천재지변이나 풍화 작용에 의해서 낙석처럼 부서져 내린 것이 아닌가 싶다.
올라가는 길은 이미 초록이 전혀 없는 전형적인 초겨울의 등산로다.
등산로도 언덕에도 낙엽으로 뒤덮혀 그런대로 늦가을의 정취를 흠씬 풍긴다. 바스락 바스락 소리도 동행한다.
살펴보니 잎이 커다란 떡갈나무 낙엽이 많이 보인다. 떡갈나무가 많은 곳인가 보다.
어느 산에 가나 쉽게 만나는 돌무더기. 돌마다 사연이 하나씩 있겠지.
영하이긴 하지만 날씨가 별로 춥지 않은데, 바닥에는 얼음이 보인다. 서릿발이다.
아기 소나무 한 그루. 그런데 줄기는 제법 굵은 편이다. 몇 살이나 먹었을까?
아기 소나무들이 커서 이런 모습이 되겠지. 갈빛 늦가을 - 초겨울 산 속에 반짝 녹색의 바람이 인다.
수피가 특징있는 굴참나무와 낙엽진 굴참나무 잎들.
종종 이런 아름다운 모습도 만난다. 어떤 꽃나무의 흔적일까?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계산해보니 3.04km다.
하늘에는 구름이, 의암호 호수에는 안개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갈빛의 세계. 나무에 간신히 붙어있는 잎들도 금세 낙엽이 되어 바닥에 뒹굴 것이다. 낙엽은 쌓여서 부엽토가 되고, 다시 자연의 영양분으로 돌아가면, 그 영양분으로 나무는 해마다 조금씩 더 자라게 되겠지.
운무라고 하나, 운해라고 하나. 환상적인 경치다. 전망좋은 포인트라고 한다. 여기서 한참을 찍었다.
참조팝나무 씨앗 같다.갈색 꽃처럼 예쁘다.
보이는 섬이 붕어섬이란다. 안개 때문에 잘 안 보여서 아쉽다.
삼악산을 비롯해서 화악산, 삿갓봉, 용화산 등이 보이는 곳인데, 오늘은 구름이 방해하고 있다.
붕어와 비슷한가? 옥정호 붕어섬이 더 붕어 모양과 비슷한 것 같다.
산 중턱에 절이 보인다.
최대한 가까이 당겨 찍어보았다. 휴대폰으로는 안 보일 것 같다.
낙엽송 나무들의 멋진 자태. 늘 곧고 바른 자세다.
길 위의 낙엽들이 빛을 받아서 반짝거린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 에서 밤에 빛나는 조약돌을 따라 집으로 되돌아간 이야기처럼 우리도 빛나는 낙엽을 따라 걸어본다.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내용 알아?"
"아니."
남자들은 동화를 잘 안 읽고 자란 모양이다.
조금만 온기와 습기가 있어도 이끼들은 살아낼 수 있다.
계족산에서 본 오형제 나무보다 훨씬 많은 형제나무다. 세어보니 무려 16형제다. 오순도순 잘 지냈겠지. 큰 아이가 작은 동생을 돌보며, 밥상머리에서 더 먹으려고 싸우긴했겠지만, 우애가 남다른 형제간이었겠겠지
제법 가파르게 올라간다. 이럴 때 계단이 큰 도움이 된다.
동화책에서 토끼의 물그릇으로 등장하는 도토리 모자를 발견했다. 안내판을 보니까 굴참나무 도토리라고 한다.
도토리가 털모자를 쓴 것 같다.
떡갈나무 잎도 다시 담아본다.
춘천 시내도 구름속에서 어슴프레하게 보인다.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예전에는 산 아래 물레길을 걸었다면, 이번에는 산 위에서 물레길을 따라 걷는 느낌이다. 그때 스포츠타운 근처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겨울 눈이 트려나 보다. 아직 한겨울인데.
녹색 소나무의 행렬이다. 아마 기우였나보다. 곳곳에 작은 소나무들이 포진해 있다. 녹색이 모여있으니 눈부시다.
숲길을 걷는다.
진달래? 철쭉? 또 헛갈린다.
이끼가 몽글몽글 예쁘게 생겼다.
드름산 정상석이 작고 귀엽다.
어릴 때는 반듯하게 자라던 소나무가, 몇년이 지나야 이런 멋진 모습을 연출하는 걸까?
관악산에도 검정 비닐 옷을 입은 참나무를 많이 보았는데, 이곳에는 연두색 비닐 옷이다. 참나무 시들음병을 방제하기 위한 끈끈이 트랩이라고 한다.
마을이 가까워 지니까 운동시설이 보인다. 이곳 말고도 두 군데가 더 있었다.
숲만 걸어도 힐링이 될 것 같다.
드디어 날머리인 대우아파트에
도착했다.
되돌아 오는 길은 택시를 탔다. 택시비 5,800원으로 편안하게 원점으로 돌아왔다.
운동한 총 거리는 5.2km, 3시간 동안 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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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온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이야기가 있는 산행기>, <일상 에세이>. 39년간 초등교사를 했습니다. 퇴직 후 남편과 함께 산과 걷기길을 여행하며 살다가, 양평에 집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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