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식구들 일박

전원주택살이의 즐거움

by 세온

저녁에 찍은 노을 사진을 대표 사진으로 올려보았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집 마당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지인과 통화하는데, 나더러 복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 지금 이 시점 나는 복이 참 많은 것 같다.
딸네 식구들이 일박을 준비하고 방문했다. 다음날 점심을 먹고 서울로 되돌아가기까지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다가 어느 날 양평에 집을 짓겠노라고 땅을 계약했다고 했을 때 딸이 혹시 당황하지는 않았을까. 미국 6년 생활을 접고 돌아와 친정집 같은 아파트 단지(걸어서 5분 거리)에 집을 마련했을 때 저 나름의 기대가 있었을 텐데. 아이가 4학년이 되자 곁을 떠나겠다고 이사를 해버린 친정 엄마에게 섭섭한 마음은 들었을 듯도 하다.
계약 만료가 되긴 했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 연장할 수도 있는 맞벌이를 그만 두고 전업주부를 택해버린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지만, 우리는 우리의 양평에서의 새로운 삶을 선택해 버렸다.

가까이 살면서 언제건 보고싶으면 바로 달려갔는데, 이제 한 시간 이상의 거리로 멀어져 버렸다.
집을 지으면서 손녀에게 이층에 자고갈 수 있는 방을 만들어 준다고 했더니 좋아했다.
남편은 한 시간이면 집에 갈 수 있는 거리인데, 요즘 젊은 애들이 자고 갈 리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일주일 전에 일박하겠다는 연락이 왔고, 저희는 두근두근 디데이를 기다렸다.
6월 3일 토요일 오후 1시, 차가 밀려서 조금 늦게 도착한 세 식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손녀가 제일 좋아한 할머니표 볶음밥과, 손쉽게 할 수 있는 냉면으로 점심을 먹고 잠시 쉰 다음, 3일, 8일이 양평 장날인데 마침 3일이라 시장 구경을 가기로 하였다.
시장 한 바퀴 하면서 즉석 딸기 빙수와 주스도 사고, 꽃도 사고, 나물전도 사고, 근처 와플 가게에서 잠시 쉬기도 하고... 오래 돌아다니지는 않고 빨리 돌아왔다. 아이의 마음에는 꽃모종 심기가 먼저였으니까.
집으로 돌아와 사 온 모종을 심고 보리수와 앵두 따기도 해 보고, 저녁 식사를 위한 상추 따기 체험도 했다.

지난 5월 1일은 당일 방문이라 바로 가야 했지만, 하룻밤을 자기로 해서 저녁식사까지 하게 되었다. 딸과 사위가 선물로 준비해 온 그릴에 삼겹살 바베큐를 해서 온 식구가 맛있게 먹었다. 그 맛이 행복의 맛이다.

아이가 연신 노을을 보고 감탄을 하더니 할머니 휴대폰으로 사진도 찍어 본다.

이층 서재와 작업실에 요와 이불을 준비해 두었는데, 식구들이 일층에 있는 동안 이부자리를 준비해 두었다고 자랑한다. 다 컸다.
아침에도 일찍 일어났다. 작년에 등교 준비 시킬 땐 맨날 일찍 못 일어나서 힘들어하던 녀석이.
아침 먹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물소리길 산책에 나섰다. 금계국이 많이 피었다. 벚꽃길이니까 내년 4월에는 날짜 맞춰서 오라고 했다.

바로 올라갈 줄 알았더니 또 모종 사러 가자고 한다. 양평읍 우리가 단골로 다닌 화원으로 데려가서 꽃모종을 더 사왔다. 마트에 가서 점심거리도 사 오고.
점심 먹고 모종 심고 한 달 후에 또 오겠노라고 하고 서울로 떠났다. 다행히 가는 동안에 차가 안 막히고 잘 갔단다.

한 달에 한 번씩 올게요. 그 말에 할머니 마음은 행복한 기대로 부풀어 오른다. 집 구하기 전까지 임시로 8개월 정도 같이 산 이후에는 한 번도 우리 집에서 자본 적이 없었는데. 벌써 마음은 7월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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