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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새 Oct 04. 2024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트레킹

십이선녀탕 복숭아탕까지

 산행일 2024년 9월 27일. 

 흐리다는 예보를 듣고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을 찾았다. 

 한계령 - 대청봉 - 오색약수터 코스는 접은 지 오래되었고, 설악산이 보고프면 우리는 십이선녀탕이나 수렴동계곡을 자주 찾는다.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라 여름철 산행으로도 다닐만하다.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에 차는 많지 않았다. 캠프장 겸용 주차장인데, 텐트는 하나만 설치되어 있었다. 

 들머리에 들어설 때만 해도 해가 보였다.

 투구꽃을 만났다. 

 싱그러운 숲은 비 온 다음 날 느낌이 더 강하다. 

 수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들머리에서 복숭아탕까지는 4.2km, 왕복 8.4km다. 걸을 만하다. 복숭아탕 가까이 가기 전까지는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아 트레킹 수준이다. 복숭아탕 가까이에 가면 경사가 급한 데다 철제 난간 위치가 손으로 잡고 올라가기가 어려워 대롱대롱 매달리다시피 올라갔던, 난코스였다. 그곳만 지나면 그럭저럭 수월하다. 대승령 쪽으로는 능력에 부쳐서 시도해 본 적이 없다. 

 계곡과 녹색 숲. 적당히 서늘한 아침 기온. 기분 좋은 산행길이다. 

 십이선녀탕은 소가 12개라는 뜻이다. 딱 12개인지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로 많다는 것이리라. 소는 폭포룰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십이선녀탕 코스에는 폭포가 꽤 많은 편이다. 

 설악산에 가을이 제일 먼저 들어앉는다고 했던가. 하지만 아직은 여름빛이 한창이다. 단풍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곧 초록 숲과 헤어지는 것도 아쉽다. 

 낙석 방지 난간이다. 유난히 낙석이 많은 설악산 등산로다. 흘림골은 큰 비로 낙석이 쏟아져서 몇 년 동안 등산로가 폐쇄되기도 한 적이 있었다.

 바위떡풀이 한창이다. 개체 수가 꽤 많았다. 

 맑은 하늘을 보며 산행을 하는 건 행운이다. 

 십이선녀탕 코스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붙은 폭포다. 응봉 폭포.

 돌탑은 기도다.

다리가 꽤 많다. 계곡을 건너갔다가 건너왔다가 여러 번 왔다 갔다 한다. 

이번에 만난 다리는 출렁다리다. 

단단한 바위지만 물의 힘으로 조각을 한다. 

 산구절초가 다정하게 모여 피었다. 

쑥부쟁이?

배초향
오리방풀
고본
바위떡풀

 풍화작용의 현장. 바위가 종잇장처럼 잘게 쏟아져 내렸다. 

세상에! 복숭아탕 주변의 악명 높았던 등산로가 계단으로 변신해 있었다. 남편은 미리 알고 있었는데, 미처 내게 이야기를 안 했다고 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난간에 매달려 올라가려고 했는데, 선물 받은 느낌이었다. 계단 턱이 높고 꽤 길게 이어졌지만, 이게 어딘가. 속으로 이 정도면 80 먹어서까지도 십이선녀탕은 올라올 수 있겠네 하고 생각했다. 

 복숭아처럼 생긴 복숭아탕의 모습이다. 십이선녀탕 등산 코스에 있는 여러 개의 소 중에서 가장 특이하고 멋진 모습이다. 

 예전에는 여기가 최종 목적지였지만, 우리는 좀 더 올라간다. 

 복숭아탕을 지나서도 데크로 이루어진 편안한 길이 조성되어 있었다. 

 복숭아탕 위에서 내려다본모습.

 올려다보니 절벽이다. 파란 하늘은 온데간데없고 구름 속인 양 안개가 피부에 닿는 듯 느껴진다. 

 우리가 다녀온 십이선녀탕계곡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소로 보인다. 

 외길 난간이 그대로 남아있는 부분. 이곳은 그래도 매달려 오를 만큼의 경사는 아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데크까지 왔다. 안개인 줄 알았던 것이 점점 알갱이가 커져서 비로 변한다.

 영동지방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이곳은 영서니까 괜찮다고 하더니, 구름이 힘이 넘쳐서 산을 넘어버린 모양이다. 

 우비를 꺼내 입을 정도는 아니라 그냥 부지런히 내려가기로 한다. 

함지박출렁교

 잠깐 소강 상태에서 점심을 먹은 장소가 이 부근이다. 비가 올까 봐 부지런히 먹고 정리를 했다. 

제법 굵어진 비를 맞으며 되돌아오니, 입산 통제 팻말이 세워졌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서 입산 통제가 된 것이다. 

 덕유산 우중 산행보다는 낫지만,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비가 세차게 내렸다. 그 정도로 등산을 마무리하게 되어 큰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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