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새 Oct 08. 2024

선운산 꽃무릇 축제

선운사 꽃무릇 / 천마봉 산행

 2024년 10월 4일 다시 꽃 여행에 나섰다. 9월 들면서 영광 불갑사 꽃무릇 여행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상 고온으로 꽃이 제대로 안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포기했었다. 그런데 선운사 꽃무릇이 만개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바로 숙소를 예약하고 선운산으로 향했다.

 꽃만 구경하러 다니는 여행을 별로 하지 않는 우리는 이번에도 선운산 천마봉을 오르기로 했다. 원래  수리봉까지 한 바퀴 돌기로 했는데, 남편의 무릎이 약간 불편한 증세가 있다고 하여 참당암 삼거리에서 선운사 쪽으로 하산했다.

 꽃무릇은 꽃의 생김새도 특징이 뚜렷하고 화려하기가 어떤 꽃들도 따라올 수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한 송이 꽃도 아름답고, 무리 지어 만들어내는 붉은 빛깔은 보는 이들의 가슴에 그대로 불을 지를 만큼 강렬하다. 빨강색 꽃과 연두에 가까운 녹색 꽃대의 조화로움도 특별하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녹색 숲과 어우러질 때 그 느낌은 더욱 강렬해진다.

 꽃무릇은 상사화와 같은 점이 있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상사화는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피는데, 꽃무릇은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온다.

 꽃무릇의 또 다른 이름은 석산이다. 석산의 구근에 풍부한 전분으로 풀을 쑤어 탱화 등을 그리는데 많이 활용을 하여 절에서 많이 길렀다고 한다. 구근에 독이 있어서 충분히 익혀서 독을 제거하고 구황작물로 이용하기도 했다.

 붉은 꽃무릇의 꽃잔치가 시작되었다.

이른 아침이라 운 좋게 이슬이 내려앉은 눈부신 꽃무릇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주문 양쪽으로 꽃무릇 꽃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공중전화박스 소품.

 섞어서 심어놓은 그라스가 이슬에 젖어 하얗게 빛이 난다. 이슬 젖은 꽃무릇과 어울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해가 떠서 더워지면 곧 사라질 귀한 풍경이다.

 이슬 가득 머금은 꽃무릇의 모습.

도솔천의 반영도 빼놓을 수 없다.  

 꽃무릇 군락지를 뒤로 하고 숲길에 들어선다. 자생 꽃무릇이 간혹 보이지만,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장사송을 담기 위해 잠깐 도로로 나왔다.  

 도솔암을 지나 계단을 많이 올라와서 가파른 등산로를 조금 걷다 보면 선운산 천마봉에 이른다.  

 낙조대를 지나서 소리재 쪽으로 향한다.

 대장금 촬영장소. 지금은 안내판이 없어졌다.

 이정목에서 참당암 쪽으로 내려간다.

 비가 많이 오면 등산로에 물이 같이 흐르던 곳이다. 여름철 비 온 다음 날 시원하게  물길이 된 등산로를 걷던 기억이 난다.

 내려오다가 숲그늘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

 참당암 이정목에서 직진하면 수리봉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산길 대신 택한 편안한 도로로 걸어 내려왔다.

 선운사 옆 은행나무 숲. 지금은 파랗지만 얼마 안 있어 노랗게 물들겠지.

 지금은 붉디붉은 꽃무릇 잔치 시간.

 해마다 꽃무릇을 찾아 나서는 것은 그 화려하고 뜨거운 잔치에 내 마음을 들이밀어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더 열정적으로 살아낼 힘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트레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