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

(2025. 연간지 다다)

by 연명지

temp_1774663541250.

temp_1774663541250.2109390580.jpeg

최정호 사진작가


달은 어쩌다 젊은이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사기꾼이 되었을까


어릴 적,

꿈은 보름달처럼 꽉 차야 한다고 배웠어

보름달이 뜨면 두 손을 모아 기도 했지

그렇게 일찍, 나는 달과 알고 지내는 사이였어


달은 사춘기를 지나는 내게 가끔 희망의 근황을 묻기도 했어

자주 흘러내리는 달의 얼굴을 부축하며

얼굴 가득 달의 미소를 바르고 다녔지


서로의 미래를 곁눈질하며 이력서를 보내던 날들이 길어지자

몸속의 흐느낌들이 불끈불끈 달을 토해내곤 했어


발이 없는 희망은 누군가 어깨에 메고 와야 도착한다는 말은

달에게도 모함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


귀하의 이름이 없습니다

그 음성은 희망을 지우며 사라지고

길을 내지 못한 날들이 방안에 쪼그려 앉아 얕은 숨을 쉬고 있어


앞날을 모르는 달은 홀로 커졌다 작아지며 환해지고

희망도 반짝 켜졌다 어두워지곤 했어


넥타이를 매는 귀밝은 자연인이 되고 싶었어

느림보 희망을 같이 기다려주며 누군가의 새로운 숨으로 살고 싶었어


하지만, 오늘 밤 슈퍼문을 보니 희망은 아직 나여서

발밑까지 내려간 희망을 끌어올려 꽉 찬 달에게 빌었어


달의 뒷면에 빼곡이 들어찬 이름들, 이제 그만 눈을 뜨기를



작가의 이전글The Lights news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