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아래서 춤추기(feat. 코이카)

제법 오랜 시간 묵혀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by 오후세시

그래서 무슨 이야기인데


오래 전의 내가 코이카(국제협력단)의 인도네시아 파견단원으로서 겪었던 인도네시아에서의 특별하지만 소소한 이야기이다. 인도네시아에서 2년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당연히 많은 에피소드가 생겼다. 어느 때는 열심히 기록했고 또 그 어느 순간은 기록하지 못했다. 처음 시작하는 년도에는 한국인이었지만 후년에는 어느새 현지인이 되어서 그저 노을을 보고 바다를 보고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었다.(게을러졌다...)


친구들과 다녔던 단골 섬 '란다얀'에서 본 바다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하지 않는 시간, 즉 여가시간이라는 것은 ‘오늘은 내 몸의 땀구멍이 몇 개인지 관찰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만큼 차고 넘쳤다. 그러나 또 열중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오늘이 며칠이지’하는 질문을 던질 만큼 ‘막’ 지나가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인도네시아에서 그렇게 막 지나가는 시간은 사실 내게 너무나 특별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보내는 그 특별한 시간들이 3개월 지나고 1년 지나고 하면서 그저 보통의 삶의 시간으로 돌아서는 모습이 스스로 안타까우면서 또 이해되었다.


그 소소하고 지루해져 버린 시간을 흔들리지 않고 보낼 수 있도록 조금씩 글을 썼다. 사양이 낮고 화면도 작은 유명하지 않는 브랜드의 노트북이 그때 장비의 전부였다. 여행기이기도 하고 또는 그렇지 않거나 한 글을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썼다. 글을 쓰면서 내가 사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느끼는 것이 좋았다. 내가 그 시간,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글을 썼다.


이것은 제법 오랜 된 묵은지 같은 이야기이다. 방금 뽑아낸 싱싱한 배추는 분명 아니다. 사진마저 바래고 아니 디지털이라 사실은 아니다. 바랜건 내 기억뿐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 꺼내어 먹어도 즐겁다. 맛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브런치는 아니지만 오래된 묵은지 같이 먹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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