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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구 May 05. 2024

군복을 찢으며 든 생각

관점에 달린 행복


"그냥 뭘 하든,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다."


대략 1년 전 일이다.

전역 하 전, 군복 반납하러 가는 길목에서 나눈 이야기.

찢어서 불용처리 원칙이라 생전 처음 옷을 찢어봤는데,

나가서 뭐가 제일 하고 싶냐는 친한 동료의 질문에 대한 내 답이었다.

꿈이 크다며 이내 서로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동료의 눈에도 어딘지 모를 씁쓸함이 섞여있었다.

그 순간, 우리들은 그래도 꽤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삶이란 분명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것을 꿋꿋이 살아내는 건 '행복을 좇는 힘' 덕분이다.

항상 나는 '대체로 행복하게' 살고 싶어 노력하는 편이고,

인생은 모든 것이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굳게 믿는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라고, 쓸데없는 경험 따윈 없다고 말이다.


아 그리고, 대체로 행복하자-라는 마인드로 삶을 바라보면 굉장히 편안해진다.

실은 아주아주 나쁜 일들은 인생에 있어 몇 번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사실 우리들은 모두, 대체로 행복하다고 볼 수 있겠다.



"Connect the dots."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남겼던 명언이다.

실은 안 좋았던 건 그 순간뿐이지, 이후에 결국 돌이켜보면 과거 대한 해석은 내 선택에 달려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을 한 권의 소설처럼 살다 가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삶의 여러 순간들에 뛰어든다.

좋은 일들만 계속 이어지기는 참 힘드니까, 조금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면 '내 소설에 또 한 꼭지가 생겼구나'라고 생각하는 거다. 시나리오 하나 추가된 것일 뿐이라고. 지금 이건 그다음 이어질 챕터를 위한 디딤돌이라고 말이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불교에는 '두 개의 화살'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고 한다.

첫 번째 화살은, 살다 보면 불가피하게 맞게 되는 화살이다. 인생의 예측할 수 없는 시련들을 의미한다.

그리곤 그걸 피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자책하고 후회, 원망하며 두 번째 화살을 그 자리에 다시 쏜다.

불가항력적으로 맞게 된 첫 번째 화살을 수용하고, 나름 최선을 다해 대처한다면 또다시 화살을 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미 일어난 일을 어쩌겠는가, 받아들이고 정성을 다해 상처를 보살피는 게 최선이지 않은가?

원래 세상은 불공평하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괜히 있겠는가.

기억하자. 나를 죽이지 못하는 시련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라고.



그래서 말 나온 김에,

오늘조용히 내 마음 흠집들을 보살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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