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나를 저울에 올려놓는다.
나의 가치를 가늠하기 위해.
나의 무게를 가늠하기 위해.
저울에는 다른 이들도 있다.
나보다 무거운 이들도 있고
나보다 가벼운 이들도 있다.
먼 훗날 저울이 내 쪽으로 기울지 않은 것을 그대가 후회했으면 한다.
먼 훗날 저울이 고장 났음을 사무치도록 한탄했으면 한다.
아니, 저울이 고장 나서라도 내 쪽으로 기울지 않은 것이 평생의 한이었으면 한다.
아니, 그대가 나를 감히 저울질한 씻을 수 없는 죄를 속죄했으면 한다...
나의 무게는 한없이 가벼운 것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