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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빛날희 Aug 22. 2021

시간을 컨트롤하기가 어렵다.

지속적임, 꾸준함이 세상 어려운 것 같다.

 한 달에 190만 원을 저금하면 5년이면 1억 1400만 원이다.

취업을 하게 되면서 드디어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 생겼다. 이제야 말로 진정한 내 자산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구나 부푼 마음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보기 시작하였다.

 흠 모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모아보자 결심하고 첫 월급을 저금해보았다. 그러고 다음 월급이 들어오기 전 주, 돈이 모자랐다.


 내가 정말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본 것은 어떤 것일까?

꾸준함의 결과는 결국 언제 나올지 모르는 우연과 같은 일이라서 당장 내 눈앞에 나오는 게 아니라서 순간 잊어버리기 좋은 아주 교묘한 녀석인 것 같다. 그놈을 잡기에는 내가 쏟아야 하는 열정과 시간, 돈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꾸준함에는 어떠한 이유도 무수한 핑계도 들어주지 않는 아주 일방적이고 이기적이다. 타협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이 무자비한 녀석한테 여러 번 지기도 했다. 그와의 대결은 비기면 잘했다 정도로 강력하다. 아직까지 이겨본 적은 없는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그런 녀석이다. 인정


그래도 이겨보고자 발버둥 치면서 알아낸 전략은 작은 것부터 시작이라는 것, 

취업을 준비 중이었던 나는 어떠한 일을 하기에게는 얼마 되지 않은 돈이 있었다. 내가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시간과 마음가짐이었다. 이 시간 동안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돈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운동을 선택하였다. 없는 돈 아껴가며 헬스장 한 달 6만 원을 나에게 투자하였다. 헬스장이 쉬는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출석 도장을 찍었다. 극한의 다이어트도, 대단한 몸을 만들려고 하는 것도 아닌  꾸준함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었기에 부담이 없었다. 부담이 없어서인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어 었는지, 뭐라도 찾아서 해보자라는 자발성이 튀어나왔다. 유튜브로 운동 영상을 찾아보고 시도해보며, 어색하고 이게 맞나 싶지만 아무렇지 않았다. 난 그저 해보는 것, 꾸준히 하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고 나는 취업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은 한해 한해 경험으로 배워간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해서 다되는 것도 아니라는 걸, 되는 사람보다는 안 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되는 사람은 그 사람만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 운, 우연, 노력 등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온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해야 하는 것을 어른이 되어가면서 배워간다.


내 시간, 나의 선택, 내 행동 하나하나에 책임은 나에게 있었다. 현실에 들어와 그러한 주체를 찾아보려고 하니 부딪히는 일이 많아졌다.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된다는 거, 나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 원래 세상 사는 게 이런 건가?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취업 초에는 이러한 의문에 빠져 모든 일에 왜, 왜, 왜를 달고 살았다. 내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초라하고 야비한 비이상적인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주체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어디에도 내 의견을 들어주는 곳이 없는 것 같아 서글펐다.  유일하게 내 시간, 내 선택이 존중받는 시간은 헬스장 가는 시간이었다. 운동 가면  나 혼자서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비이상적인 세상에서 찾은 카렌시아였다. 퇴근하고 운동 간다고 하면 동료들이 대단하다며 극찬해주는 것도 좋았다.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동기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퇴근 후하던 운동은 비관적으로 생각하던 나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내적인 힘을 만들어주었다. 새로운 운동인 테니스도 시작하였다. 그저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실현시켰다. 주말이 기다려진다.


결국 5년은 금방이지라고 생각은 해본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아직 수요일이라니, 아니야, 그럴 일 없어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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