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변주곡-10

결말, 그리고 새로운 시작

by 익명

커튼 사이로 눈꺼풀을 뚫고 빨갛게 비치는 햇살이 나를 깨운다. 해가 중천이다.

시작과 끝이 없는 하루.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는 일상. 나른함과 무기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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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했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생각했다.

나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면적으로도, 외면적으로도. 사려 깊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 욕망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내 생각인지 남의 생각인지도 구분할 수 없었다.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는 욕망을 따라가다가는 또다시 지금처럼 괴로운 결말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상은 내 의지대로 되는 것보다 불가능한 것이 훨씬 많다. 심지어 괴로움, 열등감, 행복과 같은 감정도, 나 자신조차도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속에 내가 바꿀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나는 깨어있기를 선택할 것이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틀과 내 감정의 뿌리에 대해 항상 살펴볼 것이다.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책임질 것이다.

항상 열려있는 사람, 배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질문을 던지고, 사색하고, 선택하는 가진 것이 없는 가벼운 사람이 되고 싶다.


공황을 느끼고 죽을 만큼 무서웠던 그 시절의 나의 감정에 이젠 대면하려고 한다.

회피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제 내 공포와 감정에 맞설 결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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