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일본 소도시를 여행하고 느낀 점
얼마 전에 일본을 다녀왔다. 도쿄나 오사카를 다녀온 것은 아니고, 일본에 사는 친척의 추천을 받아 마쓰야마라는 소도시를 다녀왔다. 지난 겨울 친구들과 함께 오사카와 도쿄를 갔을 때 좋은 기억만 남아있던 것은 아니라서, 이번에는 오롯이 나 혼자서 여행을 다녀와보기로 했다. 내 인생 첫 해외여행은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단순히 즐거운 여행지를 구경했을 뿐만이 아니라 지난날 친구와의 여행과 대조해보며 나만의 여행 철학을 구성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지금부터는 홀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20살 대학생의 시선에서 혼자 가는 여행과 함께 가는 여행의 장단점을 각각 생각해보려고 한다.
사실 혼자 가는 여행의 장점이라고 하면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안 봐도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한들 서로 간에 사소한 것이라도 안 맞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보폭이라든지 등등..). 혼자서 여행을 갈 때에는 그런 거 1도 신경쓸 필요 없이 나 혼자만의 여행을 온전히 즐기고 오면 된다.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바로 목적지를 변경하면 되고, 여행 계획도 나의 페이스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번 마쓰야마 여행에서도 원래 2일차에 근교 소도시(우치코, 오즈)를 가려고 했었으나, 막상 2일차 아침에 일어나니 너무 피곤해서 그냥 3일차 일정을 2일차와 바꿔버렸다. 이처럼 내 멋대로 여행 일정을 조절해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여행을 즐기고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혼자 여행을 갔을 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왔을 때 적막하다는 것이 큰 단점이었다. 지난 겨울에 여행을 갔을 때는 친구들끼리 근처 술집에 들어가서 하이볼도 마시며 재미있게 놀 수 있었지만, 홀로 갔을 때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혼자서 술집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말동무 없는 술이 무슨 소용인가. 심지어 숙소에서 베개싸움을 하거나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것도 여행의 큰 재미라고 생각하는데, 혼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물론 유튜브나 인스타와 함께라면 그 외로움을 잠깐이나마 덜 수 있지만 그럼에도 심심함 속에서 잠들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친구나 연인(특히 친구)과 함께 가는 여행은 우선 왁자지껄하고 즐겁다. 나는 4명이서 오사카와 도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특히 숙소에서 쉴 새 없이 말하는 애들 덕분에 심심할 새는 없었다. 아침이 되면 이불 위로 올라와서 난리를 피우던지랄을 하던 친구부터 갑자기 밤에 나오는 중학교 시절 이야기까지... 그 순간을 함께하는 사람과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혼자 가는 여행과는 반대로 함께 가는 여행은 숙소가 하이라이트다. 술 한잔 까먹으며 이야기할 수도 있고, 누가 시비를 걸어오면 질세라 다른 애들도 합세해서 피튀기는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이 함께 여행을 갔을 때 느껴지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다 함께 가는 여행에서는 서로 간의 의견 차이가 매우 클 수 있다는 점이 변수이다. 보폭이 맞지 않는 사소한 변수부터 시작해서, 여행 스타일 선호도의 차이와 친구의 태도, 장난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싸움까지 온갖 군데에 여행을 망칠 수 있는 지뢰밭이 도사리고 있다.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여행만 같이 다녀오면 서먹해진다는 것이 군말은 아닌 것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친구에게 많은 것을 맞추어야 하고, 누구 하나라도 짐을 잃어버리거나 하면 모든 이들이 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명이 불만을 토로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예민해져 싸움이 나는 일이 부지기수이다(사실 내가 그랬다).
이처럼 혼자서 가는 여행과 친구와 함께 가는 여행의 장단점이 뚜렷한 탓에, 여행 방식의 선호는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다. 나는 두 여행 방식이 모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단순히 '혼자 간다'와 '함께 간다'를 나누기보다는 '여행 기회가 있을 때 간다' 정도로 생각하는 편이다(그냥 여행을 개좋아해서 그런 건 상관없다는 주의). 다들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 방식을 잘 찾아서 즐거운 여행 다녀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