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뒷담 깠어?

나를 두고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알았을 때

by 거북이

어쩐지 쎄하더라니, 지금은 사실상 절교한 그 친구가 나에 대해 여러 차례 뒷이야기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절교를 했는데 싱숭생숭할 게 있냐 싶겠지만 그래도 나에 대한 뒷이야기가 오간다는 직접적인 소식을 들은 것은 많지 않은지라. 뭔가 기분이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다. 좋지 않은 것은 나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그 사실 자체에서 오는 원초적인 불쾌함이다. 싫지 않은 것은 내 기준에서도 어떤 점도 닮고 싶지 않은 친구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내가 잘 살아가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친구는 참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다. 20대 극초반의 남성이 커뮤니티 하나쯤 달고 사는 것이야, 그리고 그것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고 그를 통해 부적절한 가치관을 형성하지 않는다면야 큰 문제가 없다. 그래, 부적절한 가치관도 나의 기준이기 때문에 사실 가치관 형성 자체도 큰 문제가 없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것은 바로 언행의 저급함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노골적인 욕설은 물론, 자신이 간 대학보다 낮은 서열의 대학 무시, 어떤 가수의 성공 사실에 대해 성적인 모욕을 일삼는 경우까지... 이게 뭐 거친 남자들 사이에서 간혹 있을 수 있는 대화의 수준이 아니었다. 뭔가 본능적인 불쾌함이 올라오는 극단적인 발언들이 도를 지나칠 정도로 많았고, 자신은 이것을 유쾌하게 여기는 모양새였던 것이다.


그토록 '수려한' 말빨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는 그 친구는 같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나에게 참 많은 욕을 해 댔다고 한다. 내 입으로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의 대학 레벨이 그 친구의 통상(서연고 서성한... 뭔지 알죠?) 대학 레벨보다 4단계가 높다. 문제는 내가 그 친구보다 학창시절 코딩을 굉장히 못했다는 사실이다. 그 친구가 나를 욕하는 마음은 무엇인지 이해는 된다. '코딩도 나보다 한참 못하는 애가 그런 대학에 있는 것이 말이 안 된다'라는 심리겠지.


다만 결국 그 친구가 내 친한 친구에게도 입을 단속하지 못하고 수 차례 뒷담을 퍼부어버린 끝에 결국 내 귀에 들어오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 정도로 나를 욕하고 싶었을까? 지금은 군대에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버릇을 군대에서 고칠지, 아니면 오히려 불합리한 주변 분위기에 경도되어 더욱 심해져서 올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더 두고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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