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의 등장 - 현대차와 아틀라스

성능 좋은 시뮬레이션이 물리적 실체가 되는 순간

by 거북이

얼마 전 현대자동차가 신형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면서 파장이 거세다. 2020년 11월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유명 로봇 제조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나서 약 5년여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한국에도 전해진 것이다. 아틀라스의 공개 직후 현대차의 주가는 지수함수처럼 상승해 한때 60만 원에 근접했고, 지금은 여러 이슈들로 잠시 사그라들었지만 언제 다시 치고 올라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틀라스는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AI를 탑재하여 자체적으로 나름의 사고가 가능해진 로봇이라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르다. 어릴 적 로봇 만화를 펼치면 늘 나왔던 휴보, 아시모보다 한 단계 더 진보한 성능의 로봇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이처럼 소프트웨어로는 AI를 탑재한 진보한 성능의 로봇 형태를 '피지컬 AI'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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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은 2025년 초엽부터 줄기차게 피지컬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바 있다. 2022년 ChatGPT를 필두로 구글의 Gemini, X의 Grok 등 진일보한 LLM이 지속적으로 등장해 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소프트웨어의 발전과는 달리 하드웨어의 발전은 더딘 감이 있었고, 젠슨 황은 이러한 상황을 포착해 하드웨어 분야에서 '한 방'이 터진다면 LLM 다음의 거대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기대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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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오늘날 AI+로봇 혁명을 제외한 앞선 3차례의 산업혁명에서 실제로 그 성장을 견인한 것은 물리적 하드웨어와 기계장치였다. 1차 산업혁명의 키포인트였던 증기 기관은 기존의 가내 수공업과 빈약한 생산력을 순식간에 업그레이드시킨 장본인이며, 2차 산업혁명의 경우 전기가 등장해 마찬가지로 곳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며 사회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3차 산업혁명의 경우 처음으로 소프트웨어가 주축이 되어 인터넷이 혁신을 이끌지만, 그 역시 CPU, RAM처럼 물리적인 장치의 개발이 수반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혁신을 이끌지 못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AI가 견인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AI가 단순히 인터넷 세상에서 우리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만으로는 기존의 검색 엔진과 다를 바가 없다. 그저 성능 좋은 네이버, 크롬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에서 그랬듯, AI가 물리적인 실체와 결합한다면 폭발적인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의 선두 주자가 바로 새해 공개한 현대자동차의 아틀라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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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터넷 세상에서도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AI의 무시무시한 힘을 경험했다. 차원이 다른 글쓰기와 정보 처리 능력으로 화이트칼라 노동자에게 경종을 울렸던 2022년 GPT-3부터, 인간이 백날 그려야 한두 장 완성할 그림을 프롬프트 몇 마디로 10초면 만드는 Gemini의 Nano Banana까지. 이처럼 가상에서만 존재했던 AI가 로봇과 만나 하나된 순간이 마침내 왔고, 그 파급력은 가히 상상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첨단 소재로 만든 신체와 수백만 장의 GPU로 강화된 정신까지, 피지컬 AI가 가져올 우리의 미래를 기대하면서도 우려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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