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링구얼 교육에서 부모 중 외국어 담당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게 한국어 담당자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사회를 살아갈 예정인 아이에게 한국어의 중요성은 당연한 것이다. 물론 바이링구얼 교육을 한다고 부모 중 한 명 외에는 집 안팎에서 모두 한국어만 쓰는 상황에서 외국어가 한국어보다 더 잘해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올바른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발달 수준이 차이 날 수밖에 없는 외국어를 보조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내 배우자 같은 경우에는 히라가나 밖에 모를 정도의 일본어 실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아이와 함께 옆에서 귓동냥으로 일취월장한 일본어 실력으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다 알아듣게 되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늘어가는 외국어 실력으로 아이가 접할 절대적인 시간이 명백히 부족한 해당 외국어가 한국어와 균형 잡히게 능숙해질 수 있도록 옆에서 한 마디씩 도와주면서 서포트해 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우리 가족 전체가 함께 하는 바이링구얼 교육은 순항 진행 중이다. 주말 같은 때는 주중 내가 출근했을 때 하루 종일 집에서 아이를 보느라 힘들었을 배우자에게 리프레시를 선물해 주고자 내가 혼자 아이를 데리고 몇 시간이고 나가서 놀아주는데, 그때 아이는 나에게 한국어를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일본어로만 대화한다. 집에서는 엄마까지 셋이 같이 있는 상황에서 엄마와 나에게 서로 다른 언어로 말을 한다.
물론 아직 어리기 때문에 수준 높은 대화는 아니다. 그래도 예전에 말(한국어)을 처음 가르칠 때 느꼈던 알아듣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하는 일방적으로 나만 말하는 답답한 수준은 넘어서서, 능숙하게 말을 걸어오거나 대답하지는 못하지만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는 있다는 느낌이 있는 한국어와 비슷한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왔음을 느낀다.
소위 언어습득의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스펀지 같이 빨아들이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큰맘 먹고 시작한 게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볼 때마다 뿌듯하고 기쁘다.
바이링구얼 교육이라 함은 어려운 점도 분명 있지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꼭 놓치지 말고 시도해 보도록 강력하게 추천하면서 바이링구얼 관련 글을 일단락하고 새로운 주제로 또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